[2001년 경제정세 전망]불황기 자본수익 위해 해고 임금삭감 압박 예상
2001년에는 불황이 심화되고 년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 3/4분기부터 불황에 접어들기 시작했는데 통상 한국경제의 경기순환은 회복기가 24-30개월, 불황기가 18-24개월 지속되어왔으므로 적어도 2001년말까지는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과 민간연구소들은 9-10월경에 2001년의 경제성장율을 5-6%로 전망하였지만 현재의 전망으로서는 그 이하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종합주가지수는 2000년초의 1059.04에서 12월 26일 504.62로 52%나 폭락했고, 코스닥지수는 연초의 266에서 80% 이상 곤두박칠쳐 52.58로 마감되었다. 이로 인해 상실된 가치가 무려 240조원이나 된다. 이것은 1999년 국내총생산액 484조원의 절반에 달하는 액수로서 2001년의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불황 속에서 자본측은 수익을 회복하기 위하여 임금인하, 정리해고 등으로 노동자를 강하게 압박할 것이다. 실업자와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나고 이것은 자본과 노동간의 계급간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다.
2001년에 불황이 심화될 것으로 보는 근거는 소비와 투자의 위축, 그리고 미국경제의 불황 진입에 따른 수출수요의 위축이다. 우선 성장이 둔화되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민간소비증가율이 2000년 7.5-8.0%에서 2001년에는 4.5-4.8%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 폭락과 고유가,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 등이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해 2000년 하반기 민간소비 증가는 5.4%에 그쳤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개월 전과 비교한 가계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평가지수는 11월 현재 68.8로 10월의 77.5보다 크게 떨어졌다. 6개월 후의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도 10월의 89.8에서 11월에 82.4로 떨어졌다.
여기에다 소득분배 악화도 소비수요의 위축을 촉진한다. 외국인 투자가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30%를 차지하게 되면서 우량 대기업의 수익이 경제전반에 퍼지지 못하고 외국인투자가에 의하여 독식됨으로써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취업자의 소득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지니계수는 1997년 0.399, 98년 0.440, 99년 0.437로 높아졌다.
2001년 설비투자 전망도 어둡다. 정보통신 부문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겠지만, 대기업의 부채비율 감축부담과 설비과잉 등으로 신장세가 둔화되고 신규투자보다는 개보수나 합리화투자가 늘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2천3백2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12월 5일 내놓은 ‘설비투자 전망’은 2000년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년에 비해 35.2%나 늘어났지만 2001년에는 3.7% 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국내 소비 둔화,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해 투자를 하기보다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이다. 제조업 부문의 설비투자는 2.4%의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비제조업은 10.4%나 감소할 전망이다.
미국경제가 본격적으로 불황으로 전환하고 경착륙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한국경제의 불황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미국경제의 2000년 3/4분기 성장률은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인 2.2%를 기록했다. 이것은 2/4분기 5.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12월 22일에 2500선이 붕괴되어 2332.80을 기록했다. 주식 시가총액은 2000년 3월 현재 GNP의 1.7배나 되어 1.1배였던 1929년의 거품을 훨씬 능가하였고, 2000년 미국의 민간부문 부채는 국내총생산의 7%로 치솟았다. 현재 이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이사회는 1월 5일에 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였지만 내려가는 주가를 막지 못했다.
미국경제의 침체국면으로의 진입은 투자와 소비의 위축 때문이다. 2001년도 미국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2000년의 절반수준인 7%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 국내총생산 증가율 기여도가 40%(2000년 기준)에 달하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7%로 떨어질 경우 경제성장률이 1% 가량 떨어진다. 기업들은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 인원감축 등의 구조조정과 함께 설비투자도 줄이기로 한 것이다.
또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소비자신뢰도 지수가 2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1월에 132.6을 나타냈던 소비자 신뢰도지수가 12월에 128.3으로 1998년 12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소비자 신뢰도지수의 하락은 증권시장의 위축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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