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인터뷰/징계회부된 인하대 김영규…

긴급인터뷰 – 인하대 재단으로부터 징계 회부된 인하대 교수협의회 의장 김영규 교수

“대학 구조조정 반대하다 해고된 교수 노동자로 불러 달라”

인하대 교수협의회(교협) 회장, 인천시민연대공동대표,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저지와 완전고용쟁취를 위한 인천지역공동투쟁본부(대우차 공투본) 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하게 정치 및 사회참여 활동을 벌여온 인하대 김영규 교수가 지난 9일자로 인하대 교수직 직위해제 통보를 받았다. 인하대 재단 이사장 조양호는 2일, ‘정치운동, 노동운동, 교수 본분 배치, 품위손상, 해교 행위, 총장 및 재단이사장 등에 대한 명예훼손, 학생선동’ 등의 이유를 들어 김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일주일만인 9일, 곧바로 직위해제 사실을 통보했다. 이에 재단의 부당징계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김영규 교수를 만났다. <편집자>

현재 심정은

사실 징계 얘기는 작년부터 돌았다. 언젠가는 올 거라고 생각해서인지 담담하다. 지난 주말엔 인천에서 같이 활동하면서 알고 지내던 과일 장사 친구가 위로주를 산다고 연락을 했더라. 내가 활동을 잘 하긴 했나 보다. ‘교수님, 유명해지시겠네요’하는 위로 전화도 많이 오고 대책위도 바로 꾸려졌다.

징게에 회부되자마자 곧바로 직위해제, 그러니까 거의 해고가 된 셈인데

사립학교법이 그렇다. 교수 임명, 해임 권한이 재단 이사장한테 있는데 이사장이 징계를 요구하면 곧바로 교수가 징계에 회부되고, 일단 징계에 회부되면 곧바로 직위해제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재단과 학교 측은 교수한테 ‘너 징계회부됐는데’하고 협박부터 한 다음, 그래서 교수가 ‘잘못했습니다’ 빌면 직위해제까지는 안 하는 거고, 나처럼 뻣뻣하게 굴면 곧바로 직위해제시켜 버리는 거다. 우리 인하대 교협이 징계의결 철회 요구 성명서를 낸 게 8일인데 바로 다음날 직위해제 사실을 통보한 거다.

징계사유가 A4 용지로 10장이 넘는다. 특히 첫 번째 사유가 ‘정치운동, 노동운동, 교수본분 배치, 품위손상, 해교행위 등’으로 명시되어 있는데

지금이 무슨 80년대 군사독재 시절도 아니고, 진보적 정치활동을 징계 사유로 들어 교수를 해고하는 건 거의 20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 교수가 정치활동했다고 징계받아야 한다면 버젓이 이름걸고 한나라당, 민주당 정책자문위원하는 교수들은 뭐냐, 전부 징계당해야 하나. 대우자동차 공투본 활동이 ‘학교에 해를 끼치는 행위’라는 건 더더욱 납득할 수 없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여타 활동이 어떻게 교수 본분에 배치된다는 말인지. 정치활동은 핑계고, 진짜 징계 이유는 ‘중간평가’인 것 같다.

‘중간 평가’가 무엇인가?

사립대학 중에서는 처음으로 우리 인하대 교협이 작년 10월에 노건일 인하대 총장에 대한 중간평가를 실시했다. 총장의 자격 여부뿐만 아니라 교수업적평가제, 성과급제, 예산절약 등 총장이 주도한 일련의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평가를 한 거다. 노건일 총장은 100점 만점에 17점 받았다. 학생으로 치면 F학점도 못 받았으니 사실상 총장 불신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결과는 단순히 전직 내무관료 출신으로 현재 인하대 재단인 한진에 특혜를 베풀었다는 의혹을 받는 총장의 경력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는 총장과 재단의 비리뿐만 아니라 총장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인하대 구조조정에 대한 반대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한 거다. 학교측은 대외적으로 알리지는 말자고 했는데 우리가 아예 기자회견까지 해서 널리 알렸다. 그걸 보고 다른 대학에서도 중간평가를 하고 싶은데 문항을 보내달라는 문의가 쇄도했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반대해 해고된 교수 노동자 1호가 되는 셈인가

허허, 그런가. 현재 교육부는 구조조정에 성공한 대학에만 재정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대학에도 이윤추구, 경쟁의 원리를 충실히 도입하고 있다. 2002년부터 연봉제, 계약제를 도입할 계획이고. 교수임용계약제, 보수연봉제, 교수업적평가제, 학부제 등을 도입한 인하대는 이런 대학 구조조정 흐름을 가장 확실하게 구현하고 있는 대표 주자다. 개인적으로는 재단과 일개 교수의 싸움이라기 보다는 대학 구조조정 반대 투쟁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싸울 생각이다.

한상권 교수같은 해직 교수들의 투쟁을 살펴보면 이번 싸움도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겨울 계절학기 수업이 이틀 만에 폐강됐다. 정경유착, 비리 의혹이 있는 재단과 총장도 그렇고 교육부나 크게는 정권의 대학 구조조정 방침이 바뀔 것 같지 않으니 언제 강의를 다시 맡을지도 모르겠고 싸움도 길어질 것 같다. 그러나 나도 우리 교수협의회도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장성희 jsh@lef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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