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상인들 요구 밀려 제정 몸짓

상가임대차보호법 입법 전망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집행위원장 이선근)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상가임대차보호법’ 제정 운동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경쟁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입법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참여연대, 녹색소비자연대 등이 참여하고 있는 상가임대차보호 공동운동본부(공동대표 권영길, 김중배 등, 이하 공동운동본부)는 지난해 10월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입법 청원했으나 법안이 계류 중인 국회 법제사회위원회(이하 법사위)는 논의조차 하지 못한 상태였다. 법사위의 한 관계자도 “전체 회의에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부동산신탁(한부신) 부도로 상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일부 여야의원들이 상가임대차보호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선근 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위원장은 “청와대를 비롯해 민주당, 한나라 당 의원들도 우리 당이 입법청원 한 안과는 차이는 있지만 상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천정배 의원(민주당)은 운동본부의 안을 토대로 2월말까지 법안을 제출키로 했다. 천 의원 쪽에서는 “현재 법안이 거의 완성된 단계”라며 “공동운동본부의 안을 토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내용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는 별도로 ‘여야개혁의원모임(가칭 독립연대)’에서는 이달 16일 ‘상가임대차보호법’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2월말까지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모임 소속인 김원웅 의원(한나라당)은 “영세상인들의 피해가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지금이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제정하기에 적기”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해 보면 2월중으로 법사위에 복수의 법안이 상정되고 내부 심의를 거쳐 하나의 법안이 올 상반기 임시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황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부신 등으로 격앙된 상인들의 분위기가 가라앉을 경우 이전처럼 법안만 상정됐다가 흐지부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5대 국회에서 ‘상가임대차 보호법’을 발의했다 입법에 실패한 이재오 의원측은 “상가임대차보호법은 계층간의 이해 관계가 걸려있기 때문에 쉽게 통과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서령 민주당 산업정책전문위원은 “민주당에서도 상인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는 분위기가 있어 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반대를 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기 때문에 입법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책국장은 “법무부에서 반대의견을 표시하는 등 어려움이 없지는 않지만 작년처럼 민주노동당과 공동운동본부가 계속적으로 여론을 형성하는 작업이 이뤄진다면 의원들이 법안에 대해 반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기 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고문은 “정치권이 딴 생각을 못하도록 각지부별로 상가임대차보호법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 법 제정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동운동본부는 15일 국회 앞 2차 상인대회, 16일 국회에서 상가임대차보호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 이어 이 달 말에는 상가임대차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입법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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