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도 성공 못한 총체적 실패

DJ 3년 평가와 대안

당 정책위원회는 『김대중 정부 ; 3년 평가와 대안(도서출판 이후)』을 발간했다.

정책위가 이 책을 기획하고 발간한 것은 무엇보다도 ‘위기 심화, 희망 부재’라는 현실에서 벗어나 ‘위기 극복, 희망 창출’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답하기 위해서이다.

또, ‘민주 평등 해방의 새 세상’을 추구하는 우리 당이 기성정당들과는 달리 정책정당, 이념정당을 지향하는 바, 이러한 당의 기본 노선에 부합하는 실천 활동의 일환으로 이 책을 발간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새 세상을 향한 꿈과 희망을 잃지 않으면서, 또 그렇다고 단순히 궁극적 전망만을 내세우거나 되뇌이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개입하면서 실사구시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데 있다. 정책위는 역사적 비전과 전망의 새로운 부활을 통해, 지금 이 땅을 지배하고 있는 역사적 허무주의와 정치적 냉소주의의 강고한 벽을 허물어뜨리고자 한다.

원래 이 책은 김대중 정부가 추진해 온 주요 정책에 대한 총괄적이고 종합적인 평가를 한다는 전제 아래, 총론, 정치, 경제, 사회, 복지와 인권 등 5개 분야 총 27개의 주제로 기획되었다.

그러나 집필 과정에서 불가피한 사정으로 해서 외교, 지방자치, 공공, 빈민, 주택, 교통 등 6개의 주제가 빠진 채 총 21개의 주제만이 실리게 됨으로써 애초의 기획 의도가 약간은 빗나가게 되었다. 21개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총론, 정치, 통일, 국방, 역사, 경제 일반, 조세, 재벌, 금융, 외환, 농업, 부동산, 노동, 여성, 환경, 언론, 정보통신, 실업, 교육, 보건, 인권 등이다.

이 책의 집필에는 장상환 위원장 등 당의 정책 간부들 뿐 아니라, 이찬근 인천대 교수, 김용익 서울의대 교수, 김태현 전 민주노총 정책기획실장, 손혁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등 사회 각계에서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20여 명이 참여하였다.

‘총체적 실패’로서의 김대중 3년

김대중 정부는 자신들의 집권 3년을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위는 ‘총체적 실패’라는 혹독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처럼 다른 평가가 나오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인가? 김대중 정권과 당 정책위가 전혀 다른 관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권은 국정운영이라는 측면 즉, 집권세력으로서 정권의 유지와 정책의 관철, 그에 따른 효과에 주로 착목하고 있다. ‘책임있는 대통령상 제시’나 ‘화합·포용의 리더십 구현(청와대, 「국민의 정부 2년반 성과」)’이라는 평가는 소수파 정권임에도 비교적 안정되게 집권을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한 자평이며, “IMF 지원 국가 중 가장 성공한 나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OECD 선진국가 가운데 중상위의 복지국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김대중, 「2001년 내외신 연두기자회견」, 2001. 1. 11.)”는 언급은 단순한 경제 수치를 통한 치적 홍보에 다름 아니다.

이에 반해 정책위는 “민주노동당은 피지배 민중이라는 관점에 서고자 한다. 이에 따라 지난 3년 동안 우리 민중의 사회경제적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민중의 입장에서 일반적 민주주의가 얼마나 보장되는지 하는 지극히 단순한 기준에 입각할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르자면 김대중 3년은 “피폐해진 민중의 삶, 특히 노동자들의 고통전담이 자리하고 있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Ginicoefficient)는 국가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악이고, 노동자와 자본가의 분배 정도를 나타내는 노동소득분배율은 97년의 50%에서 99년의 37%로 악화되었고, 생산성이 30% 가량이나 증대되었음에도 임금은 요지부동이다.”

나아가 국가전략의 차원에서도 김대중 3년은 ‘총체적 실패’였다.

정책위는 김대중식의 민영화와 해외매각이 국부 유출을 넘어 30년 동안 유지돼 온 국민 생활과 산업 전체의 급작스런 붕괴와 혼란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예언한다. 정책위는 민영화로 인한 캘리포니아 정전사태가 실리콘밸리의 첨단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든지, 유럽에서의 통신 민영화가 결국 정보통신 산업의 낙후로 귀결되었다는 증거를 들고 있다.

김대중식 민주주의

정책위는 민중 삶의 악화가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김대중식 민주주의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민중의 삶이 피폐해진 것은 “경제 불황 탓이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경제는 19.7%, 정부 예산은 32.6%, 재벌 재산은 40.3%(경제(GDP)와 정부 예산(추경 제외)은 98년 대비 2000년, 재벌 재산(자산)은 97년 대비 99년 기준)나 늘지 않았는가 말이다. 민중의 삶이 피폐해진 것은 ‘IMF 탓’이 아니라, 김대중 정권의 일관되고 완고한 신자유주의 정책 때문이다.

실업대책예산을 99%(2000년 대비 2001년 기준)나 ‘과감히’ 삭감하고, ‘기초생활보장’이라는 허울 아래 사회복지예산은 축소시키면서도, 부실한 자본가들에게는 149조나 되는 공적자금을 뭉텅이로 갖다 받치는데 민중의 삶이 피폐해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김대중식 민주주의의 진면목은 노동자에 대한 태도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재임 3년 동안 김대중 대통령은 “파업을 엄단”하겠다는 언명을 무려 157회나 하였으며, 10대 일간지에 보도된 ‘파업 엄단’만 보더라도 김영삼 집권 5년과 동일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책위는 김대중 정권을 “특정 계급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운 최초의 정권”이라고 규정한다.

김대중과 노동자

김대중 정권의 정리해고 정책에 의해 공공부문은 13만 1천명(전체의 18%)의 인원이 감축되었고 올해도 12,800명이 추가 감축될 예정이며, 금융기관 노동자들의 경우 98년 한 해 동안만도 6만 8천명(전체의 24.8%)이 감축되었다.

이에 따라 2월 현재 실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또, 김대중 정권은 일방적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을 사회적 합의에 의한 것인 양 선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노사정위원회를 활용하고 있다. 정리해고법처럼 친자본적인 합의가 이뤄지면 바로 법제화를 하지만, 조금이라도 노동자에게 유리한 합의가 이루어지면 정부 내 이견을 이유로 무작정 시간을 끌고 있다.

정책위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근본적인 폐기 없이 노동정책만의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노동자 경영참가, 공공부문 확대와 사회화 정책 등 한국경제를 근본적으로 개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공약(空約)에 그친 정치 공약

경제위기 부르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사태를 맞이하여 ‘신자유주의적 개방정책’으로 대응하였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으로 성장을 희생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왔으며, 장기적으로 경제의 취약성을 노출시키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결과 외환위기는 다소 완화되었으나 불황이 만성화되고 있고, 독점의 심화, 실업의 급증, 빈부격차의 확대, 대외종속의 심화 등의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다.

구조조정의 결과 하위 재벌들의 다수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으로 전락한 반면에 상위 재벌들은 대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독점적 경제력을 강화하였다. 5대 재벌이 시장지배적 품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년의 39.8%에서 99년 45%로 높아졌다.

재벌 독점의 강화 이면에는 빈곤의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빈곤선인 1일 4달러를 기준으로 한국의 빈곤율을 추정했을 때 1997년 8.6%에서 1998년 19.2%로 급격히 높아졌다. 또 1999년 1/4분기에 월평균 가계 지출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가구수는 전체의 18.8%인 270만여 가구로 97년의 14.4%에 비해 폭증하였다. 소득격차와 빈곤 확대는 소비수요의 위축을 초래하여 2000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하락하도록 하는데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투자 촉진정책에 힘입어 1998년에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는 88억5천만달러로 1997년보다 27%가 증가했으며, 증권투자도 확대돼 외국인의 투자회사, 보험회사, 증권회사, 연금, 기금에 대한 소유지분율은 작년 말 현재 30.1% 약 56조6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외국자본의 급속한 진출로 한국경제는 외국투기자본의 움직임에 더욱 심하게 노출되었고, 경제의 핵심중추가 외국인에게 장악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대안 – 진보적 구조개혁

1) 자산가들의 부담에 의한 기업 부실문제의 해결

○ 기업들의 과다한 부채문제를 완화하기 위하여 부실기업의 채무를 출자로 전환하고, 부채의 만기조정과 일부 탕감이 필요

○ 정부가 보증하거나 정부가 직접 조성하는 기업단위 내지 산업단위 노동자 투자기금을 통해 채무상환이 어려운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

○ ‘예금부분보장제’를 실효성있게 실시. 보장금액을 약 3천만원으로 정하는 것이 적절

○ 기존 펀드에 대한 유예조치도 폐지. 투자 전액에 대해서 채권시가평가제를 실시

2) 소득재분배와 불황완화정책

○ 군축은 경제성장과 사회복지의 증진에 큰 도움이 됨

○ 사회적 불평등과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경제불황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보장예산을 대규모로 확충

○ OECD 재정 적자 평균은 GDP 69%. 우리 재정적자 비율은 23%에 불과함. 지출확대를 통하여 경기부양책을 사용하기 위해 재정적자 확대를 감수해야 함

3) 기업과 금융기관의 사회화

○ 재벌들이 지배하고 있는 기업들을 공익성이 높은 일부는 공기업으로, 나머지 대부분은 민주적 참여기업으로 전환해야 함

○ 소유지배구조의 폐단을 시정하기 위하여 노동자이사·감사제를 중심으로 하는 경영참가제의 도입이 필요함

○ 공기업은 원칙적으로 공기업체제로 유지해야 하고 일부 공익성이 낮은 공기업의 경우에도 외국자본과 재벌들에게 매각할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 연기금, 해당 공기업 노동자가 소유와 경영에 참여하는 민주적 참여기업으로 전환해야 함

○ 은행 등 핵심적 금융기관은 공적 소유가 우위에 있도록 하고, 소규모 금융기관은 연기금 등 공적 기금과 해당 금융기관 노동자들의 투자기금이 소유하도록 해야 함

4) 국제적 자본운동에 대한 통제 강화

○ 주식시장의 과도한 변동을 억제하기 위하여 외국자본 비중을 10% 이내로 제한

○ 외환거래 자유화를 제한하고 토빈세의 시행이나 외화가변예치제 등을 도입

○ 기업의 1년 단기차입을 규제, 한국 국적 비거주자에 대한 송금액 한도 규제, 기업의 수출대금의 해외예치 대금한도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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