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험 민영화 저지와 제도개선 토론회

한국사회에서 의료·건강권의 문제는 아직도 본격적인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원진레이온 사태 등 사회적 충격을 몰

고온 대형 산재사건 등을 경험하며, 노동자의 산재문제에 대한 논의는

상당한 진척을 가져온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재경원 주최의 경제인 간담회를 통해 산재보험의

민영화 도입이 논의되면서, 노동자의 건강권 문제는 새로운 위기상황

을 맞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산재보험 민영화 방안을

저지하기 위해 23일 종로성당에서 토론회를 가졌다.

토론자들은 산재보험 민영화가 가져다줄 다양한 문제점들을 열거해 나

갔다. 우선 민영화는 경쟁체제의 도입에 따라 각 민간보험회사별로 보

상내용과 수준의 다양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대기

업 노동자와 영세기업 노동자 간의 삶의 질 차이 확대 △영세사업장의

부담 가중 △산재인정범위의 축소 △장기소송에 따른 노동자의 건강악

화 등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되었다.

또한 △산재노동자들의 재활에 적극적 투자를 하지 않고 노동자들에

대한 조기퇴원 및 강제치료종결 등의 문제가 심화될 것이며 △치료와

재활서비스의 질을 하락시키고 △산재발생을 은폐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노동자의 건강권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

로 전망되었다. 토론자들은 현행 보험제도에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해

적극적인 이의제기와 구조신청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함도

지적했다.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조약」 제12조(건강권)는

“1. 가맹국은 누구에게나 성취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신체적 및 정

신적 건강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다. 2.(d)병에 걸렸을 경우 누

구나 의료와 의학적 배려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의 창출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정부 역시 국제사회에 대한 약

속에 걸맞게 국민건강권의 보장을 위한 노력을 더욱 경주해야 할 것으

로 보인다.

1997년 9월 24일 수요일 인권하루소식 제9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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