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종합대책의 문제점

정부는 현재 건강보험 재정 위기의 대안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들을 제시하였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금년 적자 예상액 4조1,978억 원 중 적립금 9,819억 원을 제외한 순 적자 3조1,289억 원을 지역 의료보험 국고 추가지원(1조 3,989억 원)과 급여제도개선, 보험료 징수율 제고 및 외래본인부담금 인상 등 여러 가지 단기대책(1조 887억 원)으로 충당하고, 부족액 1조 1,252억 원은 금융권에서 차입한다고 발표하였고, 2002년-2006년 동안 매년 9%씩 보험료를 인상한다고 하였다. 세부사항을 살펴보면 1) 의원과 약국의 본인부담금 인상(의원의 본인부담금을 현재의 2,200원에서 3,000원으로, 약국의 본인부담금을 현재의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함), 2) 급여 축소, 3) 진료비 심사 강화, 4) 지역 의료보험 국고 지원 50%, 5) 주사제의 의약분업 제외로 인한 주사제 처방료와 주사료의 삭제, 6) 민간 의료 보험 도입 검토, 7) 참조가격제 시행과 대체조제 확대, 8) 환자 수에 따른 수가 체감제 도입, 9) 진찰료와 처방료 통합, 10) 건강보험증 전자카드화, 11) 노인요양보험 도입, 12) 공공의료 확충, 13)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 제정 및 <재정운영위원회>와 <수가심사위원회>를 통합하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만드는 것 등이다. 즉 정부대책의 골자는 첫째, 당장의 재정적자분의 보충을 위한 소액진료비의 본인부담확대 둘째, 금융기관 차입금 보충을 위한 연 9%의 보험료 인상방안 셋째 민간의료보험의 도입공식화 등이 실질적인 내용이 되며 이것에 구색맞추기로 진료비 심사강화나 공공의료 강화를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건강보험 정부대책에 대한 운동진영의 입장

이러한 정부 대책에 대해 건강연대, 참여연대, 민주노총, 전농 등으로 구성된 건강보험 공대위는 이에 대해 건강보험 재정파탄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과도한 수가인상이므로 종합대책도 당연히 ‘수가인하’ 에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수가인하, 본인부담금 인상 반대, 보험급여 확대 없는 보험료 인상 반대 등을 주요 요구 안으로 내걸고 있으며, 목요집회 및 지하철 포스터 제작, 내부 토론회 등을 기획하고 있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준)도 성명을 통해 정부 종합대책의 문제점은 공급자를 통제하는 여타 다른 재정지출통제 대책은 불확실하고 효과가 의심스러운 반면, 국민의 본인부담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보험료인상을 추구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확실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건강보험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의료보험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공적인 의료보장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사회보험의 기본원칙을 훼손하는 위험한 발상을 담고 있다고 지적하고, 본인부담금 인상과 보험혜택 축소조치 철회, 민간의료보험 도입계획 철회, 전자건강보험증 도입계획 철회, 수가 재조정, 의료보험의 보장성 전면확대, 공공의료강화, 행위별수가제의 폐지 및 1차 의료를 중심으로 하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기반한 보건의료제도개혁 실시 등을 요구하였다.

사회보험노동조합의 경우 정부의 종합대책에 대하여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면서, 부당하고 과도하게 인상된 수가를 즉시 인하하고 국민으로부터 징수한 보험재정의 누수방지를 위하여 공단에 현지 조사권한을 위임하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국민에 부담을 전가하는 본인부담금의 인상과 보험료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병원경영의 투명성 보장과 지출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 실시, 민간의료보험 도입기도 철폐, 공공의료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보험급여의 확대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사회보장 예산을 확충, 공단 구조조정을 중지 등을 요구하고, 7일 오후부터 의사협회 중앙회 및 14개 시도의사회관 앞에서 동시집회를 개최하고, 이후 매일 의사협회 앞 집회를 하기로 하였다.

한편 건강보험증 도입철회를 위한 노동사회단체들의 투쟁 역시 확대되고 있다. 개인의 정보가 광범위하게 유출되는 데만 이용될 뿐 건강보험의 재정 절감효과는 매우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강보험 타드의 도입은 김대중 정부의 비호아래 기생하고 있는 일부 자본의 이윤축적으로 수단으로 동원되고 있다.

노동자 계급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

보건복지 민중연대와 민족자주·민주주의·민중생존권 쟁취 전국민중연대(준)는 정부의 건강보험 종합대책이 노동자·민중에게 모든 부담을 떠넘기고, 사회보험의 원칙마저 후퇴시키는 반면 재정안정 효과는 의심스러운 한심한 미봉책이자 국민기만책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노동자·민중 부담 가중시키는 건강보험 종합대책 철회, 본인부담금 인상 철회, 정부와 기업주 부담 확대, 공공의료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별도로 마련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2차에 걸친 사이버 시위를 진행하였고, 내부 토론회 및 6월 16일 민중대회에서 주요 투쟁요구로 싸워나갈 것을 천명하였다.

그러나 정부종합대책의 반노동자, 반민중성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의해 건강보험 재정문제가 불거질 때만큼 정부의 종합대책에 대한 비판이 뚜렷한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지 못 할 뿐 아니라 이에 반대하는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행동의 조직화는 아직 요원하다. 현재 건강보험 공대위와 사회보험 노조, 보건복지민중연대 등은 집회 및 거리선전전, 사이버 투쟁, 토론회 등을 진행하거나 기획하고 있으나, 대부분 6월 중순 이전까지의 투쟁계획이 대부분이며, 6월 중순이후 투쟁계획은 구체적이지 못한 상태이다. 이는 현재 이에 대항하고 투쟁해야 할 정치적 행동의 조직화에 대한 민주노총의 결의수준 및 한계로부터 기인하는 바가 크다.

현재 민주노총은 시민단체와 함께 연대하고 있는 건강보험 공대위의 수가인하 중심론에 긴박된 채 민중주도의 투쟁대오 결성에 아직 소극적이다. 더군다나 6월 총파업의 주요 요구사안으로 건강보험 정부대책의 철회를 내세우는 것을 넘어서서 실제적인 정치적 행동의 조직화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물론 가장 높은 수준의 정치적 행동은 정치총파업의 성격을 분명히 하는 보험료 납부 거부 투쟁이다. 그러나 이러한 강도 높은 투쟁 전술로 현장 노동자의 결의에 찬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의 정부대책이 건강보험의 본인부담의 지속적인 상승 뿐 아니라 사회보험의 근간을 뒤흔들겠다는 중대한 도전이라는 점을 직시한다면, 실질적인 정치적 행동으로서 건강보험료 납부 거부 투쟁 전술을 계획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시급히 민주노총 조직 전체의 의사결정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만이 건강보험 정부대책 분쇄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유력한 길이다. 하지만 그러한 정치력 동력화와 조직화는 현재로서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건에서 건강보험대책 분쇄를 위한 정치적 행동의 요구와 투쟁열기를 만들어가 기 위한 현실적인 계획은 건강보험 종합대책의 입법화를 저지 파탄시키는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본인부담금 인상반대, 정부대책 철회를 중심슬로건으로 하여 현재 각개 약진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대위, 보건복지민중연대, 민주노총 등이 단일 투쟁대오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 단일한 여대 대오를 중심으로 6월 임시국회에서 건강보헙법 개정을 저지 파탄시키기 위한 국회 앞의 근거지 투쟁을 조직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6월 총파업 투쟁의 열기를 모아 6월 하순에 단기적 투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이 투쟁을 바탕으로 보험료 납부 거부 투쟁의 조직화, 전국적 수준의 정치적 총파업의 조직화의 여지를 만들어 내면서 궁극적으로 의료보장의 전면확대, 공공의료 강화의 요구를 만들어가야 한다.

바야흐로 건강보험이 기로에 처해 있으나 노동계급의 투쟁계획은 위기에 몰려있다. 여기서 각 투쟁대오의 정치적 합의와 연대가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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