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투쟁에 대한 언론보도 비판

언론에 국민의 철퇴 있으라!

94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난히도 더웠던 그 해 여름, 지하철 노조가 파업을 했다. 7년 전의 기억을 2001년에 굳이 끄집어내는 것은 나에게 한국 언론의 징그러운 보도행태를 달리 비판할 재간이 없어서다. 7년 전 그때도 보수 언론은 그랬다. 나는 지하철 노동자들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일해왔는지, 왜 이들이 파업에까지 이르렀는지 단 한마디라도 언급하는 언론을 보지 못했다. 그들이 한 일이라고는 이구동성으로 ‘시민의 발을 볼모로’ 어쩌구라며 노동자들을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것이 전부였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나는 최근 6월 투쟁에 대해 정부와 손을 마주치며 노동자들을 몰아세우는 한국의 언론을 보며 ‘이러고도 언론개혁을 말하는가’묻고 싶었다. 올해 언론은 노동쟁의와 아무 상관없는 가뭄을 앞세우며 노동자들을 힐책했다. 농민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 역시 생존권 문제를 갖고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신문을 뒤져봐도 왜 파업을 하는지에 대한 기사보다는 ‘시민불편’이니 ‘귀족파업’이니 하는 기사만 난무할 뿐이다. 또한 이들은 민주노총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5일 노동, 모성보호법’ 등에 대해, 이 요구들이 상급단체의 요구일 뿐이라고 비난한다. 이 나라 국민 5명 중 3명이 비정규직인데, 정규직화 요구가 어찌 대다수 국민의 문제가 아닐 수 있는가.

또 하나 언론 보도 행태에 대해 절대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있다. 노동자들의 쟁의 행위가 있을 때마다 나오는 논리는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운운이다. 언론은 경제가 좋을 때는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는 이유로, 경제가 나쁠 때는 불경기를 이유로 번번이 노동자들을 ‘임금 몇 푼 더 받자고 나라경제 망치는 무리들’로 묘사한다. 바로 언론이 정부와 재계의 논리를 가장 충실히 대변해 주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언론사는 국민의 입이 되어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 위에 군림하는 또 하나의 권력이 되어가는 듯 하다. 있는 사실을 왜곡하지만 말아달라. 판단은 국민들이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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