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건강카드 시행반대 사회단체 연대모임은 25일 국회의원 272명 앞으로 전자건강카드 도입에 관한 의견서를 발송했다. 사회단체 연대모임은 전자건강카드 도입이 가져올 위험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현재 국회에 상정된건강보험특별법(안)을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 발표와 국회법 등에 따른 여야 대치 상태가 계속됨에 따라, 국회는 25일 까지도 의사일정을 확정짓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전자건강카드 관련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가 이날 회의를 갖지 못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건강보험특별법 통과에 강력한 의지를 표하고 있는데다, 임시국회 회기 연장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연대모임측은 긴장을 늦추지않고 있다.

연대모임 조직 확대 나서

‘전자건강카드 시행반대 사회단체 연대모임’이 조직을 확대한다.

초기 긴급한 대응을 위해 구성됐던 사회단체연대모임은 이후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운동전개를 위해 각계 사회단체들의 동참을 요청하며, 조직확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자건강카드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인권문제이기에 각계 사회단체들의 적극적인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

연대모임 참여 요청은 778-4001(홍석만/사회진보연대), 741-5363(이창조/인권운동사랑방) 혹은 tspssp@jinbo.net, redfrog4@shinbiro.com 으로.




전자건강카드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의견서

정부는 지난 5월 31일 의료보험재정안정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전자건강카드 도입을 공식화 하고 현재 진행중인 임시국회에서 전자건강카드제 도입을 입법화하는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의 처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자건강카드는 정부내에서 연구나 정책적 검토조차 미흡한 상태이며, 충분한 여론수렴과정도 없이 졸속으로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고, 편익증대 효과가 거의없는 제도에 국민의 피땀어린 세금을 낭비하고, 또한 국민건강을 위해 쓰여져야 할 보험재정의 낭비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가 추진중인 전자건강카드(전자건강보험증)에 대해 아래와 같이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발표하고 귀 의원께 최대한의 협조를 당부하고자 합니다.

전자건강카드는 주민등록증보다 더 강력한 국가 신분증 출현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첫째, 주민등록증 발급 대상이 3천 6백만 명인 데 비하여 전자건강카드는 발급 대상이 전체 국민에 해당하는 4천 5백만 명입니다. 둘째, 전자지문과 같은 생체인식기술을 사용한 강력한 본인확인 기능이 도입될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전자지문은 전자주민카드에 사용하려고 했고,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심판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셋째, 전자건강카드에 신용카드기능까지 연계하려 하고 있어 국민에 대한 국가감시의 우려가 그만큼 더 증폭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와 연계된 전자건강카드는 의료기관의 이용내역 및 치료행위에 대한 정보뿐만이 아니라 물건을 사고팔때나 금융거래시에도 이용이 되며 전철이나 버스 등 교통카드 및 전자화폐로도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전제 국민의 개인 사생활 기록이 전산망을 통해 저장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자건강카드는■전자주민카드■보다 더욱 강력한 국민통제형 신분증명서의 출현으로 이어질 공산이 매우 높습니다.

개인 정보 유출과 프라이버시 침해의 위험도 높아집니다. 전자건강카드는 IC 카드 형태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고, IC 칩 내부에는 개인정보가 저장되어 있으므로 설령 IC 카드의 보안성이 높다 하더라도 암호해독에 따른 정보 유출의 가능성이 상존하게 됩니다. 더욱이 전자건강카드의 신용카드 연계에 따라 신용카드 회사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즉, 대금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 회사에 전송되는 거래 내역서 등에 병력 사항과 투약 사항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이것은 보험회사와 제약회사 등에 상업적 가치가 높은 정보들이므로 상업적 거래에 따른 정보 유출의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또한, 의료기관의 부당허위 청구 방지에 전자건강카드가 별 소용이 없습니다. 현재 의료기관의 부당허위 청구양상이 가짜 환자 만들기 등 허위 청구에서 진료비를 부풀려 청구하는 부당 청구가 많아지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데다가 실제 진료비 청구는 자체 심사를 거쳐 진료 시점보다 최소한 2-3일 후에 이루어지므로 이 과정에서 부당 청구는 얼마든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자건강카드를 통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청구하게 되더라도 의료기관 직원 및 가족 등 환자가 의료기관과 담합하여 진료비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본인확인 기능이 허위 청구를 막을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전자건강카드 도입이 국민에 경제적 부담을 지운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전자건강카드 시행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에 소요되는 3,000~6,000억 원의 비용을 민자로 충당하겠다고 하나 여기에는 카드 판독기 구입, 카드 발급 비용 및 수수료 등 정부와 국민이 부담할 비용은 모두 빠져 있고, 많게는 소요비용이 2조원까지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국민의 편익 증대에는 별로 기여하지 못하고 국민 부담만을 증가시키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특별법(안) 제11조제4항에 ‘전자건강보험증의 사양■수록사항■발급■사용방법, 기인의 비밀보호, 기타 전자건강보험증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고 밝히고 있어, 사실상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전자건강카드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위임학 있습니다. 이는 국민의 개인정보와 신체의 특이사항 등을 권력기관이 임의대로 변경, 저장할 수 있도록 열어주어 국민의 기본권과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전자건강카드 시행에 필요한 재정은 전액 민자유치로 할 것이며 정부예산은 한푼도 들이지 않을 계획이라고 누차 밝혀왔으나, 제12조제2항에 “정부 또는 공단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시범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중 전자건강보험증의 발급■시스템구축 및 운영체계개발 등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전자건강카드 도입에 필요한 비용을 국가와 건강보험공단이 지불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6월 14일 국회에 제출된 특별법(초안)의 경우, 제21조제3항에 “국가는 제13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요양기관이 시설.장비 등을 갖추기 위하여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어 카드판독기 등 전자건강카드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정부 예산으로 하는 방안을 고려하였으나, 연대모임의 성명서 발표와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의견이 확산되자 수정된 특별법(안)에는 이 내용이 삭제되어 제출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미루어 볼 때, 특별법 제정 이후에도 전자건강카드 사업에서 정부예산 또는 공단의 예산을 지원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합니다. 전자건강카드 도입에 필요한 예산은 대략 1조5천억-2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으며, 이 법안대로 하면 필요한 예산 중 상당부분이 정부예산 및 건강보험공단의 보험재정으로 충당될 것이 예상됩니다.

시민사회단체는 이상과 같은 이유로 정부의 전자건강카드 시행 방침이 애초 전자건강카드를 도입하려는 근거가 되었던 의료기관의 부당허위 청구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개인 정보 유출과 프라이버시 침해의 가능성을 높이며 나아가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려는 조치라는 점에서 인식을 같이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정부가 시민사회단체의 이러한 의견을 무시하고 법안을 통과시켜 전자건강카드 사업을 강행하게 될 경우, 전자주민카드 반대운동과 같은 대규모적인 국민적 저항이 불가피하다는 점 또한 십분 고려하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귀의원께 전자건강카드 시행 방침과 그 법적 근거를 규정한 특별법안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이며, 이에 최대한 협조를 구하고자 합니다.


2001년 6월 25일

전자건강카드 시행반대 사회단체 연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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