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짝사랑하는 여성을 쫒아 다니다 강제로 성추행한 스토커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사법부의 판결, 그리고 여학생의 휴대전화에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 메시지를 남기고 폭행과 협박 행위 등을 해온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검찰의 구속 조치를 환영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의견을 밝히는 바입니다.
첫째,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검찰 및 사법부의 강력한 처벌의지는 스토킹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환기시켜 스토킹 범죄를 예방하고 그동안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스토킹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과 사회적 의식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성과가 있을 것입니다.
스토킹은 피해자를 24시간 끊임없는 공포 속에 묶어두는 일종의 정신적인 고문입니다. 따라서 스토킹이 갖는 폭력성의 본질은 가시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폭력의 가능성으로 인한 ‘공포’입니다. 스토킹 피해자들의 경험을 종합 분석해 보면 스토커들은 처음엔 부드럽게 나오지만 나중에는 협박을 일삼아 상대방을 공포에 질리게 하고 , 마침내 폭력을 자행하게 되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토커의 협박 및 폭력행위는 이러한 일련의 연속선상에서 보지 않으면 그 폭력성의 심각성과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킹과 관련된 특별법이 제정되어 있지 않은 현재의 상황에서 스토킹은 그저 가벼운 폭력 혹은 낭만적인 구애행동이나 개인적인 남녀관계로 비추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분위기에서 스토킹 피해자들과 그 가족의 삶까지도 송두리째 망가져도 신변의 안전과 피해에 대한 보상조차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스토커에 대한 처벌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스토커에 대한 사법부의 강력한 처벌의지는 그것이 사회적인 범죄임을 알려 폭력행위에 대한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하고 사회여론 환기 등을 통해 동일사례 피해자들을 드러나게 함으로써 가해자의 범죄성을 명백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둘째, 피해자를 궁극적으로 보호하는 방법은 스토커에 대한 법적 제재와 더불어 교정이나 치료 및 보호관찰을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이러한 적절한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피해자들이 법적 대응을 기피하는 또 한가지 이유는 현재의 법적 조항에 따르면 피해의 심각성에 비해 경미한 처벌만이 내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이외에도 오히려 가해자가 복수심을 품어 평생 자신이 어떤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안고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기도 합니다. 신변의 위협, 심지어 생명의 위협으로 인한 공포에 떨고 있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가해자의 처벌과 더불어 이후에 가해 행위를 지속하지 않도록 가해자를 치료 및 교육할 수 있는 적절한 제도가 마련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스토커 중에는 상대방의 의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과도한 집착을 보이는 심리적 이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스토커로 하여금 피해자에 대한 개인적 복수심을 키우기 보다 자신의 문제에 대한 치료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건에 있어서 피해자를 보호하는 궁극적인 방법은 제도의 개선으로 성범죄, 스토킹, 협박 및 폭력사범에 대한 처벌, 교정, 보호관찰을 보다 효율적이고 철저히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셋째, 이번 스토커에 대한 사법부 및 검찰의 조치는 스토킹을 비롯한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의 수위를 톺이는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보며,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성적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도록 하는 데 사법부의 의지를 지켜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스토킹 피해에 관한 상담을 지속적으로 해오면서 스토킹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실감해왔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상담활동을 비롯하여 스토킹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이번 스토커에 대한 사법부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면서, 앞으로도 현명하고 공정한 판단과 현명한 법적 조치를 통해 피해자로 하여금 정당한 피해자의 권리를 되찾게 해 줄것을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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