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충돌, 당사 난입 … 경찰인가, 깡패인가?

생사의 기로에서(김미정/청주시 흥덕구지구당 당원)

‘충청위원회 간부총회’를 마친 지난 8일 새벽. 청주시 흥덕구 지구당 위원장을 비롯해 당원들이 탄 차량이 청주지구당 사무실을 향해 가고 있을 때였다. 신호 대기로 잠시 멈춰 서 있던 우리 차를 향해 한 대의 차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더니 차의 앞부분을 막고 섰다. 당시 주위에는 거의 차가 없었기 때문에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라기 보다는 계획적인 범죄 행위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부딪침과 거의 동시에 차량에서 내린 수 명의 남자들을 보고 뭔가 이상한 낌새를 챈 우리는 무조건 전진하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뒤쫓아오는 차량이 어떤 것인지 확인할 무렵 추격하고 있는 차가 한 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30분 가량 추격전이 진행되는 동안 그 차들은 우리들이 탄 차를 한쪽으로 몰아서 세우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신변에 위협을 느낀 우리는 필사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대전시지부 사무실로 가는 약 30분의 시간동안 교통사고의 위험이 몇 차례나 계속 되었고, 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초긴장 상태에 있었다. 특히 골목길 안에서의 사고로 운전석 문이 안쪽으로 휘어져 들어왔고, 운전자는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 상황은 누가 보아도 명백한 살인미수에 해당한다.

대전시지부 사무실 문 부수고 진입한 경찰

청주지구당 소속의 두 당원이 사무실에 들어가 안으로 문을 걸고 있는 동안 밖에서 한참 동안 몸싸움을 하고 있던 충청위원회 당원들과 경찰들은 잠시 각각 대오를 정비하고 있었다. 경찰병력은 계속 불어났고, 충청위원회 당원들은 건물 입구를 막아서며 항의집회를 열었다. 그 사이에도 병력은 계속 증강됐고, 급기야 119 소방대까지 동원됐다. 경찰이 사무실 2층 창문 아래에 대형 메트리스를 깔며 만반의 태세를 갖추기 시작하자 상황은 명확해졌다. 대전 MBC가 취재를 하고 돌아간 직후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전경들이 건물 입구를 봉쇄하기 시작했다. 당원 4명이 건물 입구로 들어가 경찰들이 사무실에 난입하는 것을 막고자 온몸으로 버텼으나 금새 갇혀버렸고, 충청위원장 역시 갇혀서 옴짝달싹 할 수도 없었다. 경찰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쇠로 된 사무실 문을 마구 때려부수기 시작했다. 사무실 안과 밖에서 모든 당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몸싸움을 하면서 온몸으로 버텼지만 결국 경찰은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안에 있던 당원들을 모두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어떤 당원은 완전히 사지가 들리면서 목에 타박상을 입었고, 다른 당원 역시 부상을 입었다. 이후 들어가 본 대전시지부 사무실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벽에 걸려 있던 커다란 거울은 깨져 산산조각이 나 있었고 의자와 탁자를 비롯한 사무실 집기가 모두 부서져 바닥에 널려 있었다. 법으로 보장된 정치활동을 하는 정당 사무실에 경찰이 난입하여 이런 횡포를 부린 것 이다. 더구나 수색영장도 아닌 급하게 받아온 체포영장 한 장만을 달랑 갖고서 말이다. 이같은 경찰의 당사 난입 사태는 과거 군사독재정권에서도 흔치 않았던 만행이며 폭거이다.

군사정권 시대에도 흔치 않았던 정당 사무실 난입

그동안 경찰은 우리 당에 대한 수 차례의 불법 사찰행위를 부인하여 왔다. 그러나, 윤남용 당원의 미행과 연행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충청위원회 간부총회 또한 미행, 감시하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것은 우리 당에 대한 지속적인 사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경찰은 수배자를 연행한다는 명목을 내세웠지만 그것으로 당사 난입이 용인되지는 않는다. 경찰은 정당의 사무실에 출입하기 위한 어떠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에 대해서도 경찰의 수색이나 진입은 쉽지 않은 일인데 하물며 정당법의 보호를 받는 정당 사무실에 당직자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으로 난입한 사실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이다.

충청위원회는 중앙당과 함께 이같은 만행을 일으킨 장본인인 충북경찰청을 고발조치함과 아울러 담당 책임자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다. 또 사무실 난입으로 발생한 모든 피해에 대하여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며 당에 대한 경찰의 지속적인 사찰행위에 대해 본격적인 항의를 준비해야할 것이다.

김대중 시대 민주주의 어디까지 후퇴하나

불법 정치 사찰에 정당 사무실 난입까지

‘정권퇴진’ 외치다 뭇매맞는 민주노총

민주노총은 지난 5일 전국 20개 주요도시에서 일제히 총파업 투쟁대회를 열었다. 이날 거리로 쏟아져 나온 5만여 노동자들은 김대중정권 퇴진의 함성으로 전국을 뒤흔들었다. 총파업투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평가는 이르지만, 이번 투쟁은 그 규모와 상관없이 민주노총이 최초로 정권 퇴진의 요구를 전면에 걸고 정치적 총파업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이번 총파업투쟁은 가시적 성과보다는 김대중정권에 정치적 부담을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그 성과를 찾을 수 있다. 이번 투쟁을 직접 조직한 민주노총은 물론이고 한국노총 또한 이번 총파업투쟁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공식화함으로서 1천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양대 조직이 김대중정권 퇴진 투쟁에 함께 할 것을 분명히 하였다. 집권 4년차, 역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전국민적 저항에 직면해 있는 김대중정권이 찾은 돌파구 또한 그가 그토록 비난해왔던 군사독재정권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민주노총이 김대중정권 퇴진 투쟁을 전면화할 것을 선언한 지난 6월부터 민주노총의 근간을 흔들만한 지도자들에 대한 구속과 수배가 계속되었다. 현재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진행 중인 단병호 위원장을 검거하기 위해 농성장 주변에 100여 명의 무술경관을 배치해 놓고 있으며, 500만원의 현상금과 2계급 특진이라는 당근을 걸어 놓고 있다.

불법, 탈법 가리지 않는 정치사찰

탄압의 칼날은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전체 민중운동 진영으로 향하고 있다. ‘정권 퇴진투쟁’ 주장이 힘을 얻지 못했던 전국민중연대(준)의 결성 때부터 일관되게 ‘민중운동진영 이 총력을 다해 김대중정권 퇴진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던 우리 당에 대한 탄압 또한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 6일에는 명확한 증거도 없이 정황 근거만으로 양명철 문화선전국장을 구속하더니, 중앙당사 일대에 사복경찰을 배치해 불법적인 정치사찰을 벌였다(6월 5일 중앙당 입구에서 불법사찰 중이던 사복경찰을 붙잡았으나 도주하였다). 6월 중순경에는 광주 광산경찰서에서 캐리어 투쟁에 동참했던 부산시지부 당원 4명의 이동전화 통화내역(사건담당자인 양국기 경장에게 확인)을 근거로 출두요구서를 발부해, 진보정당에 대한 사찰이 법의 한계마저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지난 달 17일에는 청주시흥덕구지구당 잠입을 시도하던 충북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 김제원 형사(55세)가 붙잡혔다. 결국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공안탄압의 양상은 김대중정권 퇴진 투쟁에 앞장서는 세력에 집중되고 있으며, 현행법마저 무시하는 막가파식 검거와 사찰이 진행되고 있다.

정치활동의 자유, 싸워야 지킨다!

지난 8일 윤남용 씨(청주시흥덕구지구당 사무국장) 검거를 빌미로 진행된 경찰병력의 대전시지부 사무실 난입은 이러한 공안탄압의 결정판이다. 정당법에 의해 규정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선관위에 등록하고 활동하고 있는 정당의 사무실에 아무런 상황 설명도 없이, 물리력을 동원하여 난입한 일은 군사독재정권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결국 이번 사태로 해서 현 정권에 반대하면 그들이 만들어 놓은 민주주의와 법에 의해서 보호받을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우리 당은 이번 사태를 통해 확인했듯 김대중정권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정치활동의 자유와 존엄성을 지켜내기 위해 전당력을 집중해 투쟁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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