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974년 10월 24일 오전 9시 “자유언론실천선언대회” 당시 사진이다.[사진출처:동아 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동아 자유언론 수호 투쟁 위원회는 2001년 7월 9일(월) 오전 11:00 시 서울 덕수궁 옆 ‘세실레스토랑’에서는 ‘현 언론사 세무조사 공방에 관한 동아투위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약 20명의 동아투위 위원들과 각 언론사 기자들이 좁은 회견장을 가득 메운 채 정동익 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은 성유보 위원장이 인사말과 배경설명을 했고 윤활식 전 위원장이 ‘김병관 동아일보 사주는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순서로 이루어졌다.
1974년 자유언론 실천 선언대회에 대하여[동아투위 홈페이지 발췌]
1974년 10월 24일
세종로 동아일보사(현 일민회관) 3층 편집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5.16 쿠데타 군사정권의 유신선포 2년,
이미 연탄가스에 중독돼 있던 이 땅의 신문 방송이 유신언론으로 편입되는 민주주의의 암흑시대에 접어들던 무렵의 일입니다.
1974년 10월 24일 오전 9시, 세종로 동아일보사 편집국에서 “자유언론실천 선언대회”가 열렸습니다. 편집국 방송국 출판국 소속 기자 1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선언대회는 기자협회 동아일보분회 집행부가 기초한 “자유언론 실천선언”과 결의사항을 긴장과 열기 속에 뜨거운 박수로 채택했습니다.
“민주사회와 자유국가 발전을 위한 기본적 사회기능인 자유언론은 어떠한 구실로도 억압될 수 없고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 자유언론은 언론 종사자들의 실천과제일 뿐 당국이 허용해 주는 것이 아니다” 라고 분명히 밝히고,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자유언론 실천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선언하였습니다.
선언문은 또,
1) 신문, 방송, 잡지에 대한 외부 압력 배제,
2) 기관원 출입 금지,
3) 언론인의 불법 연행 거부
등을 결의하고, 이같은 선언문 내용과 결의사항을 신문 방송을 통해 보도할 것도 아울러 결의했습니다.
당시의 언론 상황은 ‘긴급조치’ 따위로 위축될 대로 위축되어 학생시위는 물론 외국의 반체제운동이나 연탄파동까지도 ‘협조요청’이라는 미명하에 보도가 통제되고 있었으므로 이 “자유언론 실천선언”은 당시 정권은 물론 민주회복을 갈망하던 재야 민주세력에게도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성명서]
김병관 동아일보 사주는 국민에게 사죄하라
김병관 회장은 국민에게 사죄하라 !
– 현 언론사 세무조사 공방에 관한 동아투위 입장 –
성 명 서
김병관 동아일보 사주는 국민에게 사죄하라 !
우리는 최근 조세포탈 혐의를 받고 있는 동아일보를 비롯한 이른바 메이저 신문사들이 철저한 자기반성과 국민에 대한 사죄는 외면한 채 정부의 세무조사를 언론탄압으로 몰아붙이며 진실 은폐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
우리는 특히 지난 75년 자유언론실천운동에 앞장선 기자·프로듀서·아나운서를 대량해고하고 이제껏 한 마디 사과도 없는 동아일보가 최근의 언론사 세무조사를 74년의 동아일보 광고탄압사태에 견주어 ‘닮은 꼴’이라고 강변하는 후안무치를 보고 분노를 넘어서 연민의 정마저 느낀다.
74년 광고탄압사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박정희 유신독재정권이 기자들의 자유언론실천운동을 제안하기 위해 저지른 만행이었다. 다시 말해 74년의 광고탄압사건은 자유를 완전히 상실한 채 뇌사상태에 빠져 있던 언론을 언론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려놓기 위한 젊은 기자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먼저 있었고, 그 결과로 언론이 조금씩 금기의 벽을 깨며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당황한 권력이 초법적 수단을 동원해 해당 언론사에 경제적 고통을 가한 야만적 사건이었다.
따라서 동아일보가 최근의 언론사 세무조사와 유신독재시절의 광고탄압사태를 동일시하려면 먼저 지금 우리의 언론상황이 쓸 것을 제대로 쓰지 못할 만큼 부자유한 상황인지를 분명히 밝히고, 만약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그것을 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으며, 정부의 세무조사가 얼마나 초법적인지를 국민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이러한 설명을 생략한 채 최근의 언론사 세무조사가 74년의 광고탄압사건과 ‘닮은 꼴’이라면서 자신의 범죄행위를 은폐하려는 행위는 10.24 자유언론실천운동의 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며, 그 운동에 앞장섰던 기자·프로듀서·아나운서들을 거리의 언론인으로 내쫓고도 권력에 굴종하지 않았다고 강변하던 국민 기만행위를 되풀이하는 것임을 동아일보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 언론사의 조세포탈혐의가 실제로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확언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임에도 그같은 범법행위의 적발을 언론탄압으로 몰아간다면, 그것은 또 하나 역사에 씻지 못할 큰 죄악을 범하는 것이라는 게 우리의 소신이다.
따라서 이번 세무조사가 언론탄압의 일환으로 실시됐다고 주장하는 언론사들은 먼저 하늘을 우러러 정말로 한 점 부끄러움도 없는지 국민 앞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 만의 하나 그들 언론사엔 추호의 잘못도 없음에도 정부가 비판언론을 탄압하기 위해 세무조사라는 ‘합법을 가장한 악랄한 무기’를 들고 나와 경제적 고통을 주고 있다면, 현 정권은 몇 몇 언론사만의 반발이 아닌 전 국민적 저항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언론사들이 작든 크든 분명히 범법행위를 한 것이 사실임에도 ‘그 동안의 관행’이나 ‘언론사의 특수사정’이니 하는 모호한 언사 뒤에 숨어 또 다시 국민을 기만하려 한다면 역사가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언론사들이 털끝만큼의 잘못이라도 인정한다면, 변명과 억지논리로 지면을 도배하기에 앞서 먼저 국민 앞에 속죄하고 엄정한 법의 처벌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언론사 조세포탈행위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권력의 언론탄압 의도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
더구나 세무조사는 그 대상이 언론사이든 일반기업이든 적법절차에 따라 시행되는 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조세포탈 혐의를 받고 있는 언론사의 고발과 언론탄압은 완전히 별개의 것이라고 보는 게 우리의 입장이므로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 의도나 배경에 대한 섣부를 예단을 경고한다.
우리는 세상의 어떠한 권력도 언론을 장악하려는 욕망에서 완전히 자유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정부의 이번 언론사 세무조사가 순수한 의도에서만 이루어졌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설령 정부의 ‘언론 길들이기’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더라도 적법절차에 따라 실시된 세무조사에서 탈세행위가 적발된 이상, 속죄는 하지 않고 조사의 의도만을 문제삼아 범법행위 자체를 은폐하려 한다면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해당 언론사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도 이번 언론사 세무조사가 비판언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보이려면, 그래서 언론사의 비리를 들춰내 언론장악의 수단으로 활용하던 과거 정권의 전철을 절대로 밟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면 해당 언론사의 어떠한 반발에도 굴하지 말고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동아일보내 후배 기자들이 최근 사태를 놓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분명하다. 언론자유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자유이지 사주의 자유가 아니다. 후배 기자들은 진정한 언론자유를 위해 언론사 내부의 비리나 탈세를 스스로 정화하는데 앞장서 주기 바란다.
우리의 요구
1. 김병관 동아일보 사주는 국민에게 사죄하고 적법한 처벌을 달게 받아라.
2. 동아일보 내 후배기자들은 언론개혁을 위해 각자 선 그 자리에서 무엇인가 해주기를 당부한다.
3. 정치권은 정쟁을 중단하라. 특히 정부는 언론탄압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세무조사 결과를 처리하라.
2001. 7. 9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