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제재 30.4% 경험
PC통신 공간에서 ‘검열’이 가져오는 위축효과는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
다. 정보통신 검열철폐를 위한 시민연대(대표 장여경, 통신연대)가 천
리안, 하이텔, 유니텔, 나우누리 등 4개 통신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13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
다수 통신인들이 ‘자기검열’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유효데이타 2백73개 가운데,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글을 올릴
때 긴장감이나 구속감을 느껴 표현의 정도나 사용어휘를 조정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61.6%에 달했으며, 전체의 28%는 스스로 자신이 올린
글을 삭제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설문조사팀의 이혁수
씨는 “통신인들이 일상적으로 외부 및 자기검열을 의식하고 있으며,
검열과 제약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
석했다.
또한 응답자의 30.4%는 통신서비스사나 정부에 의해 제재를 받은 경
험이 있다고 밝혔으며, 제재받은 게시물의 과반수(52.1%)는 정치·사
회적 이슈에 대한 비판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대다수는
‘국가기관에 의한 검열은 절대로 안되며'(65%) ‘통신서비스사의 검열
도 불필요하다'(63.4%)는 반응을 나타냈으며, ‘전기통신사업법이 국민
의 정보기본권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없다'(76.2%)고 답변했다. 반
면 검열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도 31.5%나 차지했는데, 초중고생
등 19세 이하의 다수가 검열의 필요성을 제기한 반면, 학력이 높을수
록 검열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5-10% 포인트 이상씩 진보적인 의견을 나타내
는 특징을 보였다.
한편, 통신연대는 “민변, 전국연합, 민주노총과 공동으로 4개 PC통신사
앞으로 ‘검열’과 관련한 질의서를 보냈으나, 현재까지 답변서를 보낸
곳은 나우누리 뿐”이라고 밝혔다. 나우누리측은 답변서에서 “특정주소
의 접속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정보통신부
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공문에 의해 처리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정
규직 4명과 계약직 7명이 검열(모니터링)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우누리측은 97년 동안 전기통신사업법 53조 및 54조에 근거해 외부
에서 이용자 정보를 요청한 건수는 84건에 달하며, 집시법 5조2항에
해당되는 게시물 43건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통신연대는 이러한 조사
결과 등을 묶어 97년 검열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1997년 10월 14일 화요일 제9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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