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극장장 김명곤)과 민간 극단간의 대관 계약을 둘러싼 갈등이 법정다툼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립극장과 극단 성지는 홍길동을 소재로 한 액션뮤지컬 「홍가와라」를 7월 26일-8월 12일 대극장에서 공연하기로 지난 4월 계약했으나 대관료 납부 지연을 이유로 국립극장이 지난 7월 9일 대관 계약 취소방침을 통보하면서 갈등을 빚어 왔다. 이런 갈등은 극단 성지(대표 이태용)가 30일 “국립극장이 일방적으로 대관계약을 취소한 이후 협상을 거쳐 8월 9∼16일 대극장에서 공연을 하려 했으나 국립극장이 계속 말을 바꾸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임해 공연을 포기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며 이번주 중으로 2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법정공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성지 측은 소송제기 방침을 밝히면서 “2년 이상의 제작기간과 3개월간의 고된 연습을 거쳐 이제야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는데 국립극장의 안일한 행정으로 젊은 연극인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국립극장 측은 민간극단의 열악한 사정을 감안하여 수차례에 걸쳐 대관료 납입 기한을 연기해주고, 후원명칭 사용을 승인하는 등 성의껏 노력을 다 하였으나, 극단이 기일 촉박을 이유로 공연을 포기해 아쉽다고 밝혔다. 국립극장 측은 또, “대관 계약이 취소된 뒤에도 공동 주최 형식의 공연을 제안하는 등 성의있는 태도로 협상에 임했다”며 계약 취소 뒤 대관료를 납부한 이유가 도대체 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립극장의 한 관계자는 민간 극당의 재정적 열악함을 감안하여 대관료 납입기한을 계속 연기해 준 것이 도리어 화근이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민간극단을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억울함을 간접 표명하기도 했다.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질 경우 양측 모두 법적·도덕적 책임과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부담스러운 것만은 사실이다. 어찌됐든 법정 다툼을 피하고 합리적 해결을 위해 다시 대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은 이런 점에서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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