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는 네가살면 내가죽고, 내가살면 네가죽는 교육과정”
< 교육부 「교육소식」 (6월20일자)에 대한 재반론 >
교육부는 지난 6월 20일자 교육신문 (제55호)에서 2면 전체를 할애하여 7차교육과정을 옹호하면서 전교조의 문제 지적에 대하여 반론을 펼쳤다. 그러나 그 내용이 여전히 추상적인 말만 되뇌이고 있거나 현장을 모르는 채 탁상공론만 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에 교육부의 반론을 재반박하는 주장을 특집기사로 싣는다. [교육희망 편집부]
7차 교육과정 수정고시하라
■교육부 반론
50억원 투자하고 연인원 14,322명이 참여하여, 기본교육을 충실히 하면서 자율성, 창의성을 신장시키자는 교육과정임. 교사들은 노동강도의 증가와 신분불안을 걱정하고 있으나, 차차 준비할 것임.
■재반박
이용환 전남대 교육학과 교수의 증언: “아마 우리 교육과정학회 회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지역교육청의 교육과정심의위원회의 위원으로 교육청에서 마련된 교육과정 지침을 심의해 본적이 있을 터인데, 각 지역 교육청의 교육과정 편성지침은 거의 타 교육청의 모범답안을 베낀 것일 뿐이다.” 이러고도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여 국민적 합의를 도출한 교육과정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7차 교육과정은 과목별 앞지르기를 조장하여 기본교육보다 경쟁만을 강요하고 있으며, 대학입시에 유리한 과목이나 과정 선택을 유도하여 자율성, 창의성을 기르기보다는 입시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업적을 통한 경쟁강화로 교사를 채찍질하겠다는 교육부의 발상은 교사를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집착하게 하여 교육 근본을 망각하고 교육을 오히려 황폐화하는 길로 나아가게 된다. 경북교육청의 연수 후 어느 교무부장은 이렇게 고백하였다. “10박 11일 연수받고 보니, 7차는 네가 살면 내가 죽고, 내가 살면 네가 죽는 교육과정인데, 이것을 어떻게 학교에서 전달 연수를 한단 말인가?”
7차교육과정이 궁극적으로 도달할 지점은 교육을 시장에 맡겨, 공교육은 의료기관 중 보건소와 같은 처지로 만들고, 재정부담능력에 따른 다양한 교육상품을 제공하는 학교간, 학생간, 교사간 무한경쟁체제이다. 7차를 위한 시설 설비의 미비는 빼고라도, 7차 교육과정이 수정고시되어야 할 이유는 너무도 명백하다.
선택중심 교육과정은 우열학교를 만들어 평준화를 해제시킨다
■교육부 반론
학생중심의 교육과정 체제로 시도교육청과 학교의 28단위 이상 선택권이 선택편중을 막을 수 있다.
■재반박
모든 시도교육청이 제시하는 외국어, 인문, 사회과학, 공학, 자연과학 등 집중과정은 국,영,수,사,과에 단위 수가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학생의 개성과 적성과 흥미와 창의성을 살려주는 게 아니라 입시위주의 집중과정일 뿐이다.
경기도 교육청은 공학집중과정과 자연과학 집중과정의 차별성에 대한 질문에 “대학의 진로 희망을 위한” 구분일 뿐이라고 답변하였다.
시범학교에서조차 국영수사과 중심의 과목 편중으로 인한 교원수급의 불균형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농어촌 학교에서는 상치교사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접하고도 교육부는 탄력적 운영만을 되뇌이고 있다.
7차교육과정과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각종 특성화고교 및 자립형 사립고, 이상적 학교 등이 모두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강조하고 있어, 이미 과정 선택으로 변질된 과목선택권은 곧 학교 선택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는데, 교육부는 관련이 없는 사항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수준별 교육과정은 우열반을 만든다
■교육부 반론
입시위주의 우열반과 성격이 다르고 학교의 자율 운영에 맡겼음.
■재반박
영어, 수학 과목별 우열반과 국어, 사회, 과학의 과목별 우열분단은 전과목 우열반 편성이나 마찬가지의 경쟁과 심리적 부담을 학생에게 주고 있고, 학부모의 사교육비 증가를 낳고 있음.
연령에 적합한 전인교육을 포기하고 과목별 미리 배우기를 조장해놓고, 학교 자율에 맡긴다는 말은 더욱 무책임하고 야비한 수법이다.
특별보충반 운영은 본 수업의 질을 더 떨어뜨린다
■교육부 반론
학습결손 학생에게 보충과 재교육의 기회를 줌.
■재반박
특별보충반 운영으로 교사들의 수업시수 부담이 늘어나 막상 본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이는 수당 지급으로 해결 될 일이 아니다.
도대체 왜 영어, 수학만 학습 결손을 국가가 책임지는가? 그리고 학생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절대적 기준이 무엇인지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일부 시도교육청은 특별보충반 대상 기준을 하위 20%라고 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교육인가?
교과서 분량이 오히려 늘었고 더 어려워졌다
■교육부 반론
교과서에 얽매이지 말고 재량껏 재구성하여 가르쳐라
■재반박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학업성취도평가는 불가피하게 교과서에 얽매이게 만든다. 지난 6월 28-29일에 실시된 학업성취도평가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실제로는 전국적으로 강요되었고, 심지어 시험이 없어진 초등학교에서 다시 시험이 부활하는 상황을 낳았다.
7차 수학과 개발위원, 심의위원, 교과서 집필자로 참여한 교사의 증언: “7차에서는 내용을 30% 줄이라고 했지만 7개 단원을 5개 단원으로 만드는 숫자놀음으로 줄인 것처럼 보고하였고, 실제로는 10%가 오히려 증가하였다.”
10학년제 철폐하라
■교육부 반론
내용의 중복, 비약을 피하고 일관성있는 교육과정을 유지하며, 의무교육 차원에서 10년간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개발함.
■재반박
10학년제는 초중고의 급별 특수성을 무시하고 과목별 앞지르기 교육을 보장하려는 비교육적 발상에 나온 것이다.
의무교육의 책임을 지려면 사교육비가 들지 않는 공교육 정상화와 교과서를 비롯한 교재 국가 공급을 준비해야 한다. 10학년제와 의무교육은 아무 상관도 없다.
기술, 가정 등 과목 통합은 부당하다
■교육부 반론
교과통합은 세계적 추세이며, 교원수급을 위해 부전공 연수 확대, 공사립간 학교급간 교사교류 지원체제를 강구 중이다.
■재반박
줄여야 할 것은 과목 수가 아니라 학생들의 수업시간과 교사들의 수업시수이다. 통합하지 않아도 학년 집중 이수제로 한 학년에 수업듣는 교과목 수를 줄일 수 있다.
교과통합은 세계적 추세도 아니며, 이름만 통합되었을 뿐 내용은 달리해 학년별로 별도로 가르치는 것이 오히려 세계적 추세이다. 기술과 가정은 물론이고, 사회와 과학 역시 내용상 통합은 불가능하다. 과학에서 에너지 단원을 제외하고는 통합적 내용은 준비되어 있지 않다.
7차 사회과의 연구개발자회의에서는 학년별 집중이수(1학년 지리, 2학년 세계사, 3학년 사회)로 결론내렸으나 교육부는 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교육부안을 관철시켜 학자들조차 들러리로 세웠다.(서울대 류재명 교수, 고려대 서태열 교수의 증언)
교원수급을 위한 단기 대책인 부전공 연수는 교육의 질 저하와 학교 불신을 낳고 있다. 2년 유급의 정식 과정 이수를 보장해야 한다. 말도 안되는 과목 통합을 해놓고, 이를 위해 더 말이 안되는 학교급간 교사교류 확대라니, 교육부의 저의는 무엇인가? 초중고의 벽을 허물어 과목별 앞지르기 교육을 완전히 일반화시키는 것이 학생들을 위한 교육인가?
재량활동 폐지하고 주5일제 수업 실시하라
■교육부 반론
교육 현장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임
■재반박
고정된 수업시간표 속에서 전문성과 자율성은 말뿐이고 실제로는 과목수업시간이 되어버린다.
함수곤 교원대교수의 증언: “7차에서 교육과정의 복잡화, 난해화 현상이 나타났고, 편성운영지침의 규제가 강화되어 현장의 재량이 위축되고 획일화, 경직화의 우려가 나타났다. 재량활동(교과재량, 창의재량), 일반선택과목, 심화선택과목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재량활동 시간을 세분하여 정하지 말고 실시여부와 내용 여하 등 모두를 학교 재량에 맡겨야 한다. 교육부는 일부 교과 수업시수가 준 만큼 교과 내용도 줄었다고 하나, 내용도 늘었고, 수준도 높아져 수업 부담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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