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개악노동법에 대한 사법부의 사후적 승인!
97년 초 포항제철이 삼미특수강을 인수하면서부터 삼미특수강노동조합은 포항제철에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투쟁을 계속해 왔다. 그러나, 4년 6개월이 지난 얼마 전 “포항제철은 삼미특수강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판결 이전까지 중앙노동위원회, 노사정위원회, 고등법원에서 삼미특수강 노동자의 고용승계와 해고자 복직을 지시, 권고, 판결한 바가 있어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97년 12월 22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삼미특수강 노동자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고 판정하고 복직을 지시했으며, 98년 7월 8일 노사정위원회에서는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보장을 촉구한다.”는 권고문을 채택하였다. 그리고, 99년엔 고등법원의 판결을 통해서 ‘포철의 삼미특수강 노동자 해고는 부당하다.’는 것을 재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97년 여야 협잡에 의해서 만들어진 노동법의 본질을 사후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96년 말 ‘노동법 날치기 국회 통과’가 자행된 이후 노동자를 필두로 전국민의 개정요구 투쟁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배제된 채 여야의 협잡에 의해서 만들어진 노동법에는 “정리해고제 도입을 2년 간 유예한다.”, “기업인수, 합병, 양도를 정리해고의 요건에서 삭제한다.”는 내용이 포함됨으로써 이후 정리해고가 법적 정당성이란 예매권을 갖게 되었다.
‘정리해고제 도입 2년 유예’ 조항은 당시의 노동자들의 저항을 무마하기 위한 냉각기간을 두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2년 후부터는 정리해고가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정리해고 요건에서 기업인수, 합병, 양도 삭제’ 조항은 기업인수, 합병, 양도의 경우를 제외하면 자유로운 정리해고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97년 3월 10일 새 노동법이 마련된 이후 ‘2년 동안’은 중앙노동위원회(97년), 노사정위원회(98년), 고등법원(99년)이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그러나 유예기간 2년이 경과한 이후 대법원으로 넘어간 최종판단은 또다시 2년 6개월 간의 뜸들이기를 거쳐 올해 2001년 결국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것으로 뒤엎어져 버렸다.
또 한가지는 97년 당시부터 쟁점이 된 것으로서 포항제철(계열사인 창원특수강)이 삼미특수강을 인수한 것이 ‘영업 양도’인가, ‘자산 매매’인가에 대해서 대법원은 ‘영업 양도’로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즉 ‘사실상 영업 양도’에 해당하지만 ‘형식상 자산 매매’의 형태를 취했기 때문에 정리해고가 정당한 것이 되었다. 이런 비극은 97년 새 노동법 조항이 만들어 질 때 이미 예고되고 있었다.
이번의 대법원 최종확정 판결은 노동자, 민중의 강력한 저항에 봉착한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을 사법부가 엄호해준 것”이다. 혹한 속에서 진행되었던 97년 초 노동법개정투쟁의 오류와 한계를 거울삼아 정리해고 저지, 고용승계를 위한 대체입법 제정 투쟁을 다시 시작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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