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생가, 발길 줄이어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에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에 정치인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생가가 준공된 것은 지난 5월 9일. 이제 막 석 달이 지났을 뿐인데 총 3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되었다.

민주당 김근태 최고위원은 방명록에 “민주주의 과정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업적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를 존경한다고 추켜세운 데 이은 노골적 아부를 했다. 한편 이인제 최고위원 등 여당 핵심인사들은 인근 행사에 참가했다가 이곳을 방문했다고 말하고 있으나 누가 보아도 이는 ‘경남권 민심 잡기’의 일환이다.

준공식 때 김영삼 씨는 “여기서 키운 용기가 나로 하여금 32년의 기나긴 군사독재의 어둠을 걷어내고 문민 민주주의 정부를 세울 수 있도록 했다 …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은 국민의 희생위에 이룩된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게 될 것”이라며 인사말을 전했다.

얼마 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종가 복원이 말썽이 되었다. 집을 복원하는 것은 개인 마음이지만, 마치 그곳이 민주주의의 성지인 양 선전하는 것은 왠지 거북하다. 하물며 자신의 입으로 억지스럽게 의미를 부여하는 오만함 앞에서는 낯이 뜨거워진다. 얼굴도장 찍으러 먼 길 마다않고 친히 어르신(?)의 생가를 방문하는 것도 볼썽사납다. 이 모두가 오늘날 한국 정치의 저열한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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