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법, 매춘·갈취 혐의 업주 영장기각 논란
전주지방법원이 나이를 속인 청소년은 보호받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려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 전주지방법원 이정렬 영장전담 판사는 미성년자 3명을 접대부로 고용해 매춘을 알선하고 5천여만원을 갈취한 오모 씨(42·익산 남부지역 월드 가요주점)에 대해 검찰이 신청한 영장을 기각했다. 이판사는 영장기각 결정문에서 “김모(18)양 등 3명이 가요주점에 취업할 때 업주에게 21살이라고 말한 점과 성년인 것처럼 가짜로 주민등록번호를 적는 등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청소년보호법으로 보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판사는 또 “이들이 업주를 속여 취업했는데도 업주만 처벌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영장기각 사유를 덧붙였다.
미성년자 고용 유흥업소 책임회피 구실 줘
이에 대해 전북여성단체연합은 14일 성명을 내고 “전주지법의 이번 판결은 청소년보호법과 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의 취지를 뒤흔드는 판결로 미성년자를 고용하는 유흥업소 측에 책임회피 구실을 줘 사회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전북여성단체연합의 김금옥 사무처장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청소년과 그렇지 않은 청소년이 있다는 이판사의 판단은 사람을 존엄한 인간과 그렇지 않은 인간이 따로 있다는 식으로 나누는 것과 마찬가지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이번 판결은 또 보호의 대상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점에서 청소년 보호에 대한 법 제정 목적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은 전북경찰청 수사과 김호태 경사는 “청소년의 유흥업소의 출입·고용시 신분확인의 의무는 고용된 사람이 아닌 고용한 사람 즉 업소주인에게 있는 것이 현행법인데 이번 판결은 업소주인들에게 신분확인 의무를 지우지 않음으로써 앞으로 ‘몰랐다’고 하면 그만이게 됐다”며 “우리더러 이제 단속하지 말란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분노했다.
“단속하지 말란 얘기”
김경사는 또 “만약 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김 양 등 피해 미성년자 3명은 윤락행위등방지법이 적용돼 처벌을 받게 될 판”이라고 말하고 “보강 수사를 해서 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로 영장을 다시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소주인 오씨에게 윤락행위등방지법이 적용될 경우 형량이 징역 1년 이하이지만 청소년보호법이 적용될 경우 5년 이하로 형량의 차이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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