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통신> 4전5기…’복수노조’ 장벽과 싸우는 명월관 노동자들

같은 호텔 소속인데도 계약직이라고 엄청난 차별대우를 받았다. 한 달에 세 번밖에 쉬지 못했고, 법정수당이 뭔지도 몰랐다. 이들이 뭔지 모르지만 단단히 잘못 된 것 같다며 1999년 11월 11일 노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네 번이나 노조설립신고서를 냈지만 단 한번도 신고필증을 받지 못했다. 번번이 ‘복수노조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는 소리를 들었고, 11명이 해고되기까지 했다. 그래도 이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바로 워커힐호텔 외부사업부 명월관 노동자들이다.

첫 번째 설립신고가 반려됐을 때 이들은 씁쓸했지만 받지 못한 연장수당 등 법정수당을 당당히 요구해 권리를 찾았다. 그래서였던가. 노조 간부들에 대한 부당전직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물러설 줄 아느냐’며 부당전직 시정을 요구했다. 두 번째 반려되었을 때는 ‘필증보다 힘이 우선’이라며 조직을 정비하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열어 조합원 고충을 처리했다. 세 번째는 조형수 위원장 등 몇 사람을 승진시켰다. 회사는 이쯤에서 그만두려니 했을 터이다. 그래도 노조는 다음을 준비했다. 네 번째 설립신고를 하고는 전체조합원의 힘을 모아내자며 모두가 참가하는 필증교부 집회를 사흘에 걸쳐 계속했다. 그래도 신고서는 반려됐지만 단결력을 확인한 회사는 더욱 긴장했다.

그 이른 새벽에 90% 넘는 조합원이 집회에 모여들자 근무시간을 갈갈이 찢어놓았고,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체크하며 대기시키고 면담을 했다. 새로 계약을 맺으면서 조합원은 가장 낮은 임금인상률을 적용했다. 조형수 위원장을 비롯한 11명을 해고했고, 갑자기 전직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했다. 합법적 집회에 참가한 사람에게 경위서를 강요했다. 탄압과 통제수위는 계속 높아져만 갔다. 복수노조 금지 조항이 노조를 만들고 싶은 노동자들의 몸과 마음을 도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명월관 노동자들은 다부지다. 내일은 또 어떤 탄압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워커힐호텔과 SK본사 앞에서 매일 해고규탄시위를 벌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

‘복수노조금지’는 몇 년 뒤 폐지될 한시적 조항이며, 악법이라고 개정권고까지 받은 바 있다. 게다가 워커힐호텔노조가 공식적으로 가입을 거부하고 있고, 단체협약에서도 조합원 범위에서 제외시켜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당국은 사실적 판단 없이 형식적 접근으로 번번이 복수노조금지 조항을 적용해 노동기본권을 침해하고 있고, 호텔쪽은 비정규직 차별을 심화하면서 이들을 해고자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명월관 노동자들은 스스로 부수겠다고 나서면 법과 제도가 영원히 막을 수는 없을 거라 믿고 있다. 이들의 간절한 바램은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을까.

박진희/ 서비스연맹 조직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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