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단순과실만 인정
‘경찰에 의한 폭행치사’로 결론이 난 민병일 씨 사망사건과 관련, 국
가가 유족들에게 7천여 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해야한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지난 16일 수원지법 제9민사부(재판장 김기봉 부장판사)는 민병일
씨의 유족 홍소미(아내)씨가 국가 및 관련 경찰관을 상대로 제기한 손
해배상청구소송 판결에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파출소 내에서 민 씨를 폭행, 사망케 한 채규근 상경 및 동료경
찰 백용운 경장과 관련해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민 씨는 지난 2월 경기도 용인 신갈파출소 내에서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15일만에 사망했으며, 수원지법 합의11부는 지난달 26일 이
사건과 관련, “채 상경이 민 씨를 밀어 사망케했다”며 채 씨에게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이날 판결을 통해 민 씨 사망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인정됐지만, 유족
들에겐 여전히 아쉬운 판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민사재판부 역
시 유족들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둔기를 사용한 폭행’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동균 변호사는 “부검결과 등을 통해, 둔기를 이용
한 폭행이라는 추론이 가능했지만, 뚜렷한 목격자와 증거가 확보되지
못했다”며 “경찰측의 주장을 뒤엎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밝혔다.
현 대법원 판례는 공무원의 불법행위에 대해서 중대한 과실이나 고의
가 있을 경우에 한해 공무원이 직접 책임을 지도록 하며, 단순과실일
경우엔 국가만이 그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유족의 결정에 따라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
다.
97년 10월 23일 목요일 제 991호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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