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을 배신하고 독재권력에 부역해 일신의 영달을 꾀한 자의 문학이 자라나는 어린 세대에게 어떤 교육적 명분으로 읽힐 수 있단 말인가”
결국 작가들의 문학적 성취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을 작가들까지 반대하고 나섰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 소속 12개 지회는 11일 미당문학상 반대의 입장을 발표해 그 동안 친일· 친독재 논란을 증폭시켜온 미당문학상 제정취지는 갈수록 묘연하게 됐다.
강원·경남·광주·부산·인천·제주·충북 등 12개 지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왜 문학인들이 미당문학상을 거부하고 나섰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들은 먼저 “미당문학상에 대해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며 미당문학상을 제정한 중앙일보사에 대해 “문학적 평가가 분분한 한 시인을 대상으로 사회의 공공성에 기여해야 할 신문사가 상업적 이유로 특정인의 이름이 상찬된 문학상을 제정한 사실은 사려 깊지도 않고 적절치도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구체적인 이유로 “미당 서정주의 문학에 대해서는 작품 자체의 미학적 수준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친일·친독재 행적 등 그의 문학적 생애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가려야 할 부분이 많”으며, “서정주 사후, 근래 우리 문단에서 일어나고 있는 서정주 문학에 대한 비판적 재평가를 보면 그간 우리 문단이 서정주 문학에 대해 턱없이 신비화하거나 고평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런 고평가와 신비화마저도 친일과 친독재로 일관해 온 그의 문학적 악영향과 잔재로서 이는 오히려 역사 청산 차원에서라도 극복하고 시정해야 할 우리의 아픈 상처이자 얼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들은 앞으로 미당문학상의 심사위원이나 수상자로 선정되어도 거부하는 등 어떤 형태로든지 참가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애초 중앙일보사가 미당문학상을 제정할 당시부터 친일·친독재, 문학상 자체에 대한 논란 등이 불거졌으나 이번에는 작가들까지 반대하고 나서 미당문학상의 제정취지는 더욱 퇴색될 것으로 보인다. 9월 중 수상자를 밝힐 예정인 중앙일보사가 미당문학상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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