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위원회가 이른바 ‘공익안’에 대한 지역설명회를 여는 한편 노사정 고위급회담 등을 통해 합의를 위한 물밑작업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의 개악안(공익안) 철회투쟁도 계속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최근의 정세변화에도 주5일근무제 도입을 굳히는 한편 개악안을 쟁점화해 반드시 막아낸다는 방치이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은 서울을 비롯 노사정위원회가 지역설명회가 열리는 5개 도시에서 개악안 철회대회를 여는 등 근로조건 개악을 담고 있는 공익안 반대투쟁을 벌였다.

서울에서는 지난 9월7일 설명회가 열리는 사학연금관리공단 앞에서 한통계약직노조를 중심으로 70여명이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탄력근로시간제 1년확대 반대’ ‘단계별실시 반대’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피켓팅을 한 뒤 설명회장으로 들어가 공익안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한 조합원은 장영철 노사정위원장 인사말이 끝난 뒤 “위원장은 워싱턴포스트지에 한국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나온 기사도 못 봤느냐”며 탄력근로제 확대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치고 노동가요를 부른 뒤 들고 있던 피켓을 부러뜨리고 자료집을 찢어 집어던지는 등 격렬하게 항의한 뒤 퇴장했다. 부산에서도 같은 날 설명회가 열린 서라벌호텔을 둘러싸고 ‘노동조건 개악 없는 주5일근무제 쟁취 결의대회’를 열어 공익안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밖에 광주(10일·무등파크호텔), 대구(10일·대구은행 본점 강당),

대전(12일·아드리아호텔 별관) 등지에서도 항의시위를 벌였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 7일 한국노총과 사무총장급 회동을 갖고 “기본적인 요구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함과 동시에 한국노총 회원조합 대표자회의(13∼14일)가 끝난 뒤 ‘공동요구안’을 만들기로 합의하는 등 한국노총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지난 11일 전국노조대표자대회를 열어 “임금·노동조건 개악 없는 주40시간 주5일근무제의 즉각 도입을 위해 민주노총 및 전체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한 가을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노사정위원회는 공익안 지역설명회를 갖는 동시에 장영철 노사정위원장,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 김창성 경총회장, 유용태 노동부장관 등 4자고위급 회담을 통해 물밑접촉을 시도하는 한편 별도의 실무협상팀이 구체사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설] 공익안 되면 휴가 연16일-임금 월30만원 손실

민주노총 분석결과…탄력적 근로시간제 피해도 커

이른바 ‘공익안’대로 주5일근무제가 도입될 경우 20년 근속자는 19일의 휴가를 빼앗기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주휴무급화에 따라 평균 월30만원 가량의 임금손실도 예상된다.

이는 민주노총이 공익안대로 노동시간 단축이 실시될 경우 휴가일수와 임금 손실정도를 추산한 결과다.

공익안이 관철될 경우 근속연수에 따라 현행보다 2.5일(5개월차)∼5.5일(11개월차) 늘어난다. 그러나 1년을 넘어서면서 사정이 달라져 1년차는 4일, 5년차는 7일, 10년차는 10일, 15년차는 14일, 20년차는 19일의 휴가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1년 개근 10일, 9할 출근 8일을 기본으로 1년근속마다 1일을 가산하며, 총휴가일수가 20일을 넘으면 초과일수에 대해 통상임금을 지급하고 휴가를 주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르자면 월차휴가 12일과 통합해 1년차는 22일, 5년차는 26일, 10년차는 31일, 15년차는 36일, 20년차는 41일의 휴가가 보장된다.

그러나 공익안은 1년미만 근속자에게 매월 1.5일의 휴가를 부여하므로 5개월 근속자는 7.5일이 된다. 또한 1년이상 근속자(8할이상 출근시)는 18일부터 시작해 3년마다 1일씩 추가하되 상한선을 22일로 못박았다. 따라서 공익안대로 적용하면 근속년수 1∼3년차는 18일, 4∼6년차는 19일, 7∼9년차는 20일, 10∼12년차는 21일, 13년차부터는 22일에 머물게 된다.

반면 민주노총은 6개월미만 근속자까지 근속기간에 비례해 연차휴가를 월할부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5개월차는 9.2일, 10년차 근속자는 31일, 20년차는 41일을 받게 된다. 이는 근속년수 5개월차까지는 현행보다 2일가량 많고, 6개월이상부터 11월차까지는 현행보다 10일 가량 늘어나며, 1∼20년차는 현행과 같은 수준이다.

한편 공익안은 주휴무급화를 담고 있어 임금보전이 법에 명시되지 않는 한 심각한 실질임금 하락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공익안대로 주휴를 무급화하면 전산업 월평균 통상임금 1백23만5천5백68원(노동부 매월노동통계)은 95만3천4백65원로, 월 28만2천1백3원이 줄어들게 된다. 현재 노사정간 논의가 ‘임금보전’에 접근해 있기는 하나, 통상임금이 아닌 수당이나 특별급여 형태로 보전될 경우 연월차수당, 연장근로수당, 퇴직금 등도 연동해 낮아지므로 실질적 임금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여성은 생리휴가 무급화까지 겹쳐 하락폭이 더욱 커진다. 또한 탄력적근로를 6개월∼1년단위로 확대하면 시급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의 임금하락은 심각한 수준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황종일 민주노총 정책차장은 “임금보전에 대해서는 노사정이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하지만 구체적 방법이 논의되지 않은 탓에 현장 제조업·서비스·영세사업장 노동자는 상당한 임금삭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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