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관찰법 합헌”… “불법 검문 국가배상”

27일 사법부는 두 가지 주목할 만한 판결을 내렸다.

서울지방법원이 불법적인 불심검문에 대한 정신적피해를 인정해 국가

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린 한편, 헌법재판소가 인권침해 논란을 빚어온

보안관찰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이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한대현 재판관)는 이날 “보안관찰법은 자

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보안관찰 대상자가 신고의

무를 지고 있지만, 이것이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등에 대한

제한을 거의 가하지 않고 있으며 국가의 안전과 사회의 안녕을 유지하

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유만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헌법재판소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보안관찰법의 인권침해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보안관찰법을 통한

인권 제한이 단순히 신고의무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찰 등 공안당국은 보안관찰 대상자를 위법 혐의로 기소할 때 신고의

무의 이행 여부를 떠나, 대상자의 활동 자체를 문제삼아 왔다. 그리고

이는 보안관찰대상자의 표현·집회·여행·사생활의 자유 등에 대한

실질적 인권침해로 나타났다.

형식적으론 신고불이행 시비, 실질적으론 활동 제한

지난 9월 불구속기소된 함세환(65) 씨의 경우, 검찰은 “함 씨가 미전향

출소장기수들과 ‘회합’하고 집회에 참석했으며, 집회에서의 연설과 구

호를 통해 북한을 찬양·고무하는 발언을 했다”는 혐의를 들어 그를

기소했다. 검찰이 문제삼은 것은 ‘함 씨가 이같은 행위를 한 뒤 신고

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의 행위 자체’였던것이다.

또한 최근 구속된 서준식 씨의 경우, 검찰은 그가 해외여행을 하면서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점을 위법행위로 몰고 있다. 그러나 서 씨의 동

태는 매일매일 담당경찰관을 통해 낱낱이 파악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서 씨는 지난 8일 구속적부심에서 “담당경찰관의 전화나 방문시 숨김

없이 모든 것을 알려주었다”고 밝힌 바 있다. 형식적으론 신고 여부를

문제삼은 듯 보이나, 그것은 서준식 씨를 처벌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

할 뿐이었다.

“보안관찰법은 이중처벌”

결국 “보안관찰법이 ‘최소한의 자유’만을 제한한다”는 헌재의 판단은

명백한 오판이며 반인권적 판결이라는 지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

인다. 오히려 보안관찰법은 일반시민이 누리는 권리를 특정인을 대상

으로 제한하는 것이며, 이는 한번 형벌을 받은 사람에 대한 이중처벌

이라는 것이 타당한 지적이다.

이번 헌재의 판결에 앞서 서준식 씨는 △보안관찰처분을 사법부가 아

닌 법무부에서 내리도록 한 것이 삼권분립원칙과 국민의 재판청구권

(헌법 제27조)을 침해하고 있으며 △전향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해

서 그를 감시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헌법 제19조)를 침해하는 것이고

△현행 실정법에 위배되는 별도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하지 또다시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며

△자신의 주거, 가족상황, 교우관계, 여행, 주요 활동상황 등을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거주이전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및 통신의 비밀(헌법

제14, 17, 18조)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했었다.

“불심검문 피해 3백만원 배상”

한편, 서울지법 민사1단독 이홍철 판사는 “불심검문을 하면서 법이 정

한 절차에 따라 자기의 소속과 성명, 검문의 목적과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 등 경찰이 불심검문 개시의 요건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면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장 아무개 씨가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국

가가 장 씨에게 위자료 3백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한 이 판사는 “외관상으로도 장 씨의 가방 속에 흉기가 없음이 명백

해 가방을 검사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전혀 없었는데도 장 씨

가 가방을 열 때까지 장 씨의 주민등록증을 돌려주지 않는 방법으로

사실상 소지품 검사를 강제한 것 역시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날 법원의 판결에 따라, 그동안 불법적으로 진행되온 불심검문 관행

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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