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표현물 판단 곤란”
<레드헌트>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던 것으로 확인됐
다. 인천지방법원 김기영 판사는 지난달 20일 “검찰이 제출한 기록만
으론 <레드헌트>를 이적표현물로 판단할 수 없다”며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했다.
김 판사는 또 “이적표현물로 볼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압수수색을
통해 상영을 금지하는 것은 사전검열에 해당하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같은날 「인권운동가 서준식 무죄석방 공대위」주최로 <레드
헌트>가 상영될 예정이던 인하대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김 판사는 “검찰과 경찰에서 ‘<레드헌트>가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는 내용의 감정서를 제출했지만 이적성이 있다고 볼 수
없었으며, 이미 다른 곳(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도 상영된 바 있는
작품이어서 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법원 내부의 의견을
청취한 뒤 내린 결정이었으며, 법리에 맞게 판단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당시 인하대 총학생회측에
“이미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며 상영취소 압력을 넣었으며, 부총
학생회장인 박정용 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는 이야기를
흘리기도 했다. 박 씨는 “영화 상영 이후 지금까지 영장발부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다분히 ‘협박용’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인천지법의 결정은 공안당국의 <레드헌트> 이적성 시비에 대해
법원이 최초로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1997년 12월 2일 화요일 제10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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