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국민인권기구 설치 약속
대통령 선거가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으로부터 꼭 두달전인
10월16일 국제앰네스티(국제사무총장 피에르 사네)는 한국 내 모든
대선후보들에게 인권보호의 신장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대선공약화할
것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덧붙여 한국 내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하는데 있어 이들이 밝히는 인권정책을
고려할 것”을 당부했다.
AI, 인권정책 공약화 요구
피에르 사네 국제사무총장은 대선후보들에 대한 요청사항으로
△양심수 석방, 장기수 재심등 기본적 인권회복 △인권침해에 대한
진실규명, 국민인권기구 설립등 인권보호장치 증진 △고문종식, 구금장
소의 환경개선, 전향제도 폐지등 고문 및 가혹행위 종식 △국가보안법
개정, 안기부에 의한 인권침해 방지, 사형제도 폐지등 인권을 위한
관련 법률 개정 △ILO 협약 87, 98조 비준등 노동관련 법률 개정,
한국이 가입한 국제인권조약의 이행 등 국제인권기준에 맞도록 법제
도의 개선 등을 요구했다.
각당 선거공약 인권정책 부족
위에서 지적한 대로 인권증진을 위한 각 당의 선거공약은 여러모로
미흡하다는 평가이다. 한나라당은 국민대통합을 위한 대사면 단행을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공안사범, 파렴치범 등 국법질서와 국민정서상
절대 용인될수 없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고 있어
민가협등 인권단체에서 요구해온 ‘양심수 석방’과는 거리가 멀다. 공약
가운데 국제인권기준에 따른 법개정 측면에서 여성의 산전후 휴가를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12주로 확대하며, 사회보장측면에서
“전국민의 사회보험화를 통해 모든 국민의 안정적 생활 보장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국민회의등과 비교할 때 차별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
국민신당 역시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민신당은 21세기에 걸맞는
노사관계 정립이라는 목표아래 “ILO, OECD 가입으로 상승한 국제적
위상에 맞게 선진국 수준으로 노동기본권 보장, ILO조약에 추가비준하
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또한 교정시설의 현대화등 수형자의 처우
개선 향상을 제시했을 뿐 별다른 인권공약을 찾기는 어렵다.
피의자 신문시 변호인 참여보장
국민회의는 두 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권보장측면의 공약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이 공약은 새로운 사항이라기 보다는 인권·시민단체 등
에서 계속 요구해온 부분이기도 하다. 국민회의의 인권관련 공약
가운데 우선 “사법제도 개혁과 인권보호장치 확대” 사항을 꼽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민회의는 첫째,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준수하며 둘째, 재정
신청제도를 전면 확대하고 셋째, 법관·검사 정원 및 변호사 수의
대폭증원할 계획이다. 또한 피의자 신문시 변호인의 참여권보장, 미결
구금자의 변호인 접견·교통권 보장, 재소자의 접견제도 개선 등의
추진을 약속했다.
또한 이미 김영삼정부에서 약속한 바있는 국민인권기구의 설치부분이
공약화되었다. 즉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지위를 갖는 ‘국가인권위원회’
설치·운영을 약속했다. 아울러 국민대화합의 차원에서 대사면 단행하
며 남북관계의 현상황을 고려하여 국가보안법을 존속시키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운영·보완할 것이라는 공약사항 역시 인권신장
측면에서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다.
노동부분과 관련해서 선거법, 정치자금법을 개정하여 노조의 실질적인
정치활동 보장하고, 노동기본권을 국제수준으로 개정·보완할 것을
약속했다. 동시에 ILO 조약의 단계적 비준과 노동관련 국제협력사업
의 강화 등 노동관련 국제협력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청소년 교육측면에서는 91년 정부가 비준한 유엔 아동권리조약 수준
으로 청소년 관련 법령을 정비하여 청소년의 인권보호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한나라당등 3당은 부정부패방지법 제정,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여성의원할당제 도입, 장애인고용 확대를 비롯해 교육재정을
국민총생산(GNP ) 6%까지 확충하고, 문화예산 1% 확보 등을 약속하
고 있다.
인권단체 움직임 부족
3당의 인권정책 공약이 빈곤하다는 평가와 함께 인권정책 공약화를
위한 인권단체들의 노력 또한 매우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영삼 정권의 인권상황을 평가하면서 차기정권에 대한 인권과제와
정책을 제기하는 작업이 마땅히 진행되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한 평가와 대안제시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차기 정권에 대한 인권공약의 이행정도에 대한 감시와 꾸준
한 인권사항 개선요구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1997년 12월 17일 수요일 제1030호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