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어린이의 생명은 존중돼야 하며, 어린이는 최상의 건강을 누릴 권리를 가진다.” 1989년 유엔총회에서 채택한 ‘유엔아동권리협약’ 내용이다. 그러나 지금 세계적으로 어린이들이 3초에 한명씩 굶어 죽는다.

같은 민족인 북한 어린이들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외부의 식량 지원이 없을 경우 올해 안에 4백만명의 어린이가 기아로 죽을 수도 있다.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북한에서 현재 또래보다 몸무게가 훨씬 덜 나가는 어린이들은 21%에 이른다. 영양이 부족해 나이보다 키가 작은 어린이(만성 영양실조)는 42%, 키에 비해 몸무게가 덜 나가는 어린이(중증 영양실조)는 9%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와 WFP가 지난해 10월 북한 정부와 함께 전국 10개 시.도에서 무작위로 뽑은 6천가구의 7세 미만 어린이와 그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영양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98년 결과보다 상태가 많이 좋아졌지만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비춰 보면 영양실조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문제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앞으로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홍수나 가뭄이 최근 몇년째 되풀이되었고, 농약과 비료가 부족하다. 농기구도 재래식이다. 식량을 수입하려고 해도 외화가 부족하다.

WFP가 밝힌 대로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으면 위기를 넘길 수 없다.그러나 핵 개발 때문에 국제사회가 등을 돌려 식량.의료 원조가 눈에 띄게 줄었다. 게다가 국내의 한 기업체에서 5억달러를 북한에 몰래 보낸 사건도 국민 정서상 지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WFP는 지난달 20일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식량과 의약품을 제때에 지원하지 못하면 영양실조 비율이 급증해 그동안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했다.

유엔이 채택한 세계인권선언에 따르면 궁핍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가꾸기 위해 회원국들이 서로 협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5천원이면 북한의 유치원이나 탁아소 어린이 한 명을 한달 동안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한다.

마침 중앙일보와 대북 지원 비정부기구인 한민족복지재단(www.kwfw.or.kr)이 올 한해 ‘북한 어린이 돕기 운동’을 벌인다. 인도주의와 민족애 때문이다.

이태종 기자

<사진 설명 전문>
자강도 희천시의 한 고아원에서 영양실조로 팔이 쭈글쭈글해진 한 북한 어린이가 힘없이 마루에 누워 있다. 이 고아원에 수용된 어린이의 상당수는 부모가 식량을 구하러 나가 맡겨졌다고 한다. [유니세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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