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TAA IMC의 비디오워킹그룹/2004/90분/미국

‘제8회 인권영화제 비디오 액티비즘 상영작’
-마이애미 모델: FTAA 반대 투쟁-
상영일정:5월 22일 4시 서울아트시네마
5월 24일 11시 아트큐브
*상영이 끝난 후에는 FTAA IMC의 활동가
샤샤 콘스탄자 초크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99년 시애틀 투쟁을 기점으로 하여 등장한 독립미디어센터(Independent media center, IMC)는‘비디오 행동주의’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국제적인 네트워크이다. 전세계적으로 150여 개에 이르는 독립 미디어센터가 존재하는데, 최근에 조직된 FTAA 독립미디어센터는 미주자유무역협정(아래 FTAA) 저지를 목표로, 미국 각 지역의 활동가들이 집결하여 만들어졌다. <마이애미 모델: FTAA 반대 투쟁>은 흩어져 싸우고 있던 비디오 액티비스트의 작업들을 모아, 마이에미에서 있었던 FTAA 반대 투쟁의 생생한 현장을 포착한 FTAA 독립미디어센터의 공동 성과물이다.

2003년 11월, 미주 지역을 단일 자유무역체제로 만들겠다는 명분 하에 34개국의 각료들은 FTAA의 창설을 위하여 마이애미에 모여들었다. 인구 8억명, 경제 규모 11조 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FTAA가 생겨날 전망이라며 주류 미디어들은 온갖 호들갑을 떨었지만, 이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인하여 신음하고 있던 숱한 사람들은 FTAA가 NAFTA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환경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심각하게 노동권이 침해당하여 제3세계 노동자들의 경우 생존 자체가 위협에 처하게 될 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등의 공공 영역 역시 사유화의 대상으로 전락하리라는 관측은 쉽사리 할 수 있었다.

지난 99년, 시애틀에서 있었던 제4차 WTO 각료회의를 무산시키는 데에 중요한 공헌을 하며 대안 미디어의 전진 기지로 떠오른 독립미디어센터는, 채5년이 못 미치는 기간 동안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장해 나가면서 대안 미디어와 ‘비디오 행동주의’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 독립미디어센터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든든한 후원 삼아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주류 미디어에 대한 수동적인 비판을 넘어서 스스로 직접 “미디어가 되라”고 견인한다. 즉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민중 운동에 동참하면서 사회 전반에 폭넓게 구축되어 있는 정보통신과 영상 영역의 인프라를 전유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창을 만들자는 것이다. 지난 해 칸쿤에서 열렸던 WTO 각료 회의와 올 1월 뭄바이에서 진행되었던 세계사회포럼의 기간 동안에도, 독자적으로 독립미디어센터 홈페이지가 운영되어, 주류 미디어에서는 왜곡된 시선으로 규정짓는 현장의 발빠른 소식들을 민중의 시각에서 재해석한 영상 클립들을 접할 수 있었다.

FTAA 독립미디어센터 역시 반세계화 투쟁의 우산 아래 다양한 지역의 독립미디어센터 활동가들이 하나의 사안에 집중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시애틀-칸쿤-뭄바이에서의 공동 행동의 궤도에서 그다지 이탈해 있지 않다. FTAA 각료 회의를 두 달 앞둔 작년 9월, FTAA 저지 투쟁에 행동으로 같이 하자는 뜻을 품고, 미국 각지의 미디어 활동가들이 온라인 오프라인 상에서 만나 공동 행동의 밑그림을 차츰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이 모호했던 윤곽은 FTAA 독립미디어 센터의 탄생으로 기틀을 잡아 나갔다. 독립미디어센터 전반에서 지향하는 바처럼, FTAA 독립미디어 센터가 준비되던 과정에서도 탈중심적, 열려있는 구조와 활동가들 사이의 수평적 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FTAA 독립 미디어센터 설립이 진행되던 중 FTAA 비디오 워킹 그룹이 생겨났고 이들의 공동작업으로 도출된 성과물이 바로 <마이애미 모델>이다. 2002년에도 역시 ‘독립미디어 FTAA 비디오 워크그룹’이 <자유 무역: FTAA 아래 숨겨진 삶>이라는 제목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FTAA를 소개하고 그것이 함의하는 바를 전하며 이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적이 있다.

마이애미의 FTAA 비디오 워킹 그룹은 개별 비디오 액티비스트 들이 투쟁 현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찍은 수백 시간에 해당하는 촬영 소스 분을, 시간대/세부 주제 별로 편집하여 한 편의 거친 다큐멘터리 <마이애미 모델>로 완성하였다. 작품에서는 종종 다수의 비디오 액티비스트들이 동일한 현장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씬을 병치하여 영상물이 공동 작업의 성과물임을 드러낸다. 또한 농민으로서, 노동자로서, 페미니스트로서, 성적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견지하며 FTAA에 반대하는 다채로운 사람들이 뿜어내는 열기를 전하면서 공동 작업이 기획된 애초의 취지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동시에 방대한 양의 촬영 소스 분은 집회 현장 곳곳에서 자행되었던 경찰 폭력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증거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저항하는 사람들을 향해 고무총을 발포하고 후추를 뿌리는 등 원시적인 물리력을 동원하며 시위를 강제 진압하려고 했던 경찰 폭력의 적나라한 실상이 공개된다.

대안 미디어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며 ‘비디오로 행동하라’를 온전히 실천하고 있는 독립 미디어센터는 미주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분포되어 있다. 독립미디어센터의 출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일명 초고속 인터넷(브로드 밴드)의 보급과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도 용이, 미디어를 읽고 사용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춘 인력 풀이 형성되어야 한다. 더욱이 생계 마련이 절박하지 않은 자원 활동가들이 두터이 존재할 수 있도록 빈곤층이 폭넓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을 감안할 때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제3세계 국가에서 독립미디어센터는 요원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대신 아프리카에서는 소출력 라디오가 지역 주민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의 주요한 매체로 자리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교육과 기자재 대여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는 미디어 센터의 설립이 점차 확장되어 가고 있지만, 진보적인 인터넷 방송국의 활동가들이나 개별적인 비디오 액티비스트들의 각개전투가 좀더 도드라진 집결점으로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국내의 상황을 가늠해 볼 때, 독립미디어센터가 함의하는 바는 충분히 유효하다. (이진영 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제작 주체 및 홈페이지 소개:

FTAA 독립미디어센터 (영문):

www.ftaaimc.org

독립미디어센터 (영문):

www.indym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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