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인권침해 변명 안돼

국제앰네스티(AI) 아시아-태평양 지역담당관 클레어 멕베이 씨와 국민인권

위원회 전문가인 멜 제임스 씨가 한국을 방문했다. 멕베이 씨로부터 이번

방한의 목적과 한국의 인권상황에 관한 견해, 김대중 정권에 대한 평가 등

을 들어봤다.

-이번 방한의 목적은 무엇인가?

=최근 한국의 인권상황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AI가 한국의 인권운동에 어

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국가보안법, 양심수, 여성의

권리, 설치를 앞두고 있는 국가인권기구 등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했다. 특

히 최근 한국의 경제위기가 초래하고 있는 인권침해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

을 가졌다.

-이번 방한일정은 어떻게 짜여졌나?

=우리의 관심 문제를 다루고 있는 민간단체들과 전문가들을 만나 최근의

인권상황과 그들의 활동에 대해 알아봤다. 24일에는 국가인권기구 설치문

제와 관련, 법무부 인권과를 방문해 정부의 입장을 알아볼 예정이다.

-민간단체의 활동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나?

=인권상황의 개선을 위해 뛰어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국가

보안법 관련 활동, 경제위기로 인한 인권침해문제에 대한 대응 활동 등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AI는 현 김대중 정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김 대통령이 그동안 안기부 개혁이나 국가인권기구 설치 등 인권을 지지

하는 조치들을 많이 발표해 왔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3.13 양심수 석방

조치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 기대와는 달리 인권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실

질적인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양심수 석방, 국가보안법 개정 등 실질

적인 제도개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김대중 정권이 그러한 개혁조치를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보는가?

=우리는 그 점을 믿고 있다. 단지 최근의 경제위기로 인해 인권문제에 관

한 개혁조치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 같다.

-그러나 최근 김대중 정권이 시행한 구조조정정책이 이미 광범위한 인권

침해를 낳았다는 비판도 있는데?

=우리도 그러한 비판에 동의한다. 경제위기로 인해 사회불안이 가중될 경

우, 국가의 탄압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그래서 더더욱 국가인권기구의 설

치를 비롯, 실질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시민적·정치적 권

리에 관한 개선이 이루어져야 경제적·사회적 권리도 보장될 수 있기 때문

이다.

-이후 어떤 활동을 전개할 계획인가?

=영국으로 돌아가 논의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국가보안법 개정과 양심수

석방, 경제위기에 따른 인권침해문제 해결 등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전개하

고 한국 정부에 대해 압력을 가할 예정이다.

-올 9월 AI와 김대중 대통령과의 면담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가보안법 개정 등 우리의 입장을

대통령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1998년 6월 24일 수요일 제11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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