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연세대 교육학과/배경내/149쪽

너무도 익숙한 교육문제를 인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논문이 나왔다.

학교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인권침해의 사례를 학생들과의 면접

을 통해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이 논문은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조

약’과 헌법이 학생들을 권리의 ‘주체’로서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

교는 단지 학생들을 훈육과 통제의 ‘대상’으로만 간주하면서 자의적인 인

권침해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논문에 따르면, 학교는 학생들이 학교규율에 복종하고 학교가 요구하는

지식을 그대로 습득할 때만 ‘학생답다’고 보는 신화에 기반해 있으며, 권위

주의적 문화와 입시문화가 학교내에 지배적으로 관철되고 있다. 이러한 문

화를 기반으로 형성되어 있는 통제의 메커니즘은 억압적인 규율과 처벌장

치, 비민주적 의사결정구조 등을 통해 유지, 재생산되며, 통제와 검열의 일

상화를 초래한다. 이 속에서 학생들은 무방비상태로 체벌과 언어폭력, 검

사, 강제적인 보충수업, 교지검열, 자치활동에 대한 억압 등을 경험하게 되

며, 따라서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포기 또는 유보하도록 요구받을 수밖

에 없다.

연구자는 이러한 인권침해의 경험이 학생들을 순종적이고 폭력에 길들여진

인간으로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그들을 또다른 폭력과 인권침해의 ‘가해자

‘로 만들어낼 수 있음을 지적한다. 따라서 반(反)인권적인 문화와 구조가

확대재생산되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을 둘러싼 복합적인 이해관계 속에

서 공모하고 있는 관련 행위자들이 거대한 공모관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되며, 무풍지대로 남아있는 학교를 견제할 수 있는 사회적 감시망이 필

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논문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학생들 스스로의 목소리를 통해 의 인권 현주소를 분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들에게 어떠한 권리가 있

는지 한 번도 제대로 배워보지 못한 학생들이 스스로의 경험을 인권의 시

각으로 재해석하고 비판할 때 권리를 자각할 수 있고 이로써 저항 또한 가

능해지기 때문이다.

1998년 7월 29일 수요일 제1176호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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