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가스기지 건설 반발
지역주민들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위험시설’이 여론수렴도 없이
건설되고 있어, 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에 건설중인 가스정압기지(변전소와 유사)는 올 연
말까지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에 있으나, 주민들은 “건설계획의 재
검토 또는 타지역으로의 이전”을 요구하며, 공사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이 이 시설에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우선 가스관이
한 곳으로 모이는 정압기지가 설치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우
려와 이번 공사가 주민들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었
다는 사실 때문이다.
주민들은 만에 하나 가스기지가 폭발할 경우, 과거 아현동 폭발사고보다도
어마어마한 참사가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외부로 방출되는
가스로 인해 악취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한 주민
은 “수십년간 원진레이온에 당해 왔는데, 이제는 가스정압 기지냐”며 불만
을 감추지 않았다. 시설이 들어서면서 이 지역의 개발이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반대에 나선 또 하나의 이유다.
반면, 가스공사의 김동영 공무부장은 “4년여의 검토 끝에 적당한 부지를
선정했고, 정압기지를 올해 안에 완성하지 않으면 남양주 주민들에게 동절
기 가스공급이 제한될 것”이라며 “재검토나 이전은 절대 불가하다”고 밝혔
다.
그러나 이같은 가스공사측의 설명을 주민들은 전혀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공사가 “주민들 몰래” 진행됐기 때문이다. 공사가 시작되
기 전에 지역유지와 ‘통장’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가 열린 적이 있지만,
주민들에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통장 교
체”를 요구하는 대대적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같은 주민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남양주시와 가스공사측은 “공청회는
의무사항도 아닐뿐더러 더 이상 주민을 설득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
이고 있다. 가스공사측은 심지어 “설명회를 해 봤자 불순세력에 의해 깨질
것”이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연일 대책회의를 벌이고 있는 주민들은 29일 공사장 인근에서 또 한 차례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주민들은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 하더라도 ‘평민’들
이 다 위험을 느끼고 있는데, 그렇다면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은 죄다 병신
이냐” “꼭 필요하다면 홍보부터 하고 사업하는 게 정도 아닌가” 라며 “완
공되더라도 이전할 때까지 싸울 각오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1998년 7월 29일 수요일 제1176호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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