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서약제 철회를 요구중인 명동성당 농성단에 새로운 식구가 들어왔다. 형기

만료를 7개월 앞두고 지난 8월 15일 가석방된 송계호(전남대 89학번) 씨가 21일

부터 공식적으로 농성단에 합류한 것이다. 준법서약서를 제출하고 출소한 송 씨

가 농성에 합류한 이유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먼저 농성에 들어간 김태완 씨에게 이미 ‘재수감’ 경고장이 날라왔다. 재수감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은가

=재수감에 대한 부담도 크지만, 내 양심을 접었다는 점이 더 큰 부담이다. 또 구

속중인 양심수들의 문제는 더더욱 큰 부담이었다. 다른 활동들도 가능하겠지만

이러한 농성투쟁을 통해 양심수와 준법서약제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

아보고 싶다.

-준법서약서를 제출했는데 지금 와서 농성투쟁을 시작한 까닭은

=대의보다는 개인적 이유(어머니의 병환) 때문에 준법서약서를 제출했다. 출소하

고 나서 많은 후회를 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신감도 상실했다. 철저

히 싸우면서 내 자신을 극복하고 싶었다. 나 뿐 아니라 준법서약서를 제출한 많

은 양심수들이 마음에 무언가 걸리고 떳떳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는 심정을 토

로한다.

-준법서약서를 제출한 것이 변절행위라고 보는가

=변절로 볼 수는 없다. 문제는 준법서약서 제출을 합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철

저한 자기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준법서약을 제출했더라도 자기

극복을 위한 노력이 담보되면 더욱 현명한 삶이 될 것이다.

-준법서약서를 제출한 다른 출소자들로부터 반응이 있는가

=출소한 한총련 동지들로부터 농성에 합류 못해 미안하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지금 당장 농성에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뭐냐고 묻기도 한다.

-농성투쟁이 장기화될 수도 있는가

=얼마나 응집된 힘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난다고 본다. 양심수 석방과 준

법서약제 폐지에 대한 역량이 모이면 빠른 시일 내에 농성도 정리될 수 있으리

라 믿는다. 모든 인권단체와 준법서약서 제출자, 한총련 탈퇴자, 국가보안법 피

해자 등이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1998년 10월 24일 토요일 제1235호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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