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언덕길 허름한 구멍가게 앞

추운 겨울 가고 봄 햇살 골목에 내려앉으니

동네 아주머니들 가슴에 이야기 한 움큼씩 담고

골목에 옹기종기 모인다

야야 저그 모퉁이 집 김 씨는 아직도 그렁가

시악시 도망가구 여즉 술만 묵고 안 있나

참 성실하고 착했는디 인물도 훤하고

집 살 끼라고 밤낮없이 일만 허드만

기계가 사람 못 보는 기라 해필 그 착한 사람 팔을 잡아 묵노

일 못나고 지집 도망가고 우야노 우야노

봄 햇살 도망가고

손은 연신 지퍼를 끼우고

골목 끝집 할매 이야기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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