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외 과학계의 10대 뉴스를 선정해 소개한다. 올해 과학계의 흐름은 세계적인 쟁점이 곧바로 국내 뉴스로 연결됐다는 점이다. 21세기를 코앞에 둔 지금 과학은 그 어느 분야보다 빨리 지구촌 시대를 맞고 있다.
.유전자 조작 곡물 논란
우리나라에도 미국산 유전자 조작 옥수수와 콩이 일반 곡물에 섞여 연간 100만t 이상 수입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단체들이 수입의 금지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불붙자 농림부는 유전자 조작 표시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중성미자 질량 보유 밝혀져
우주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는 수수께끼의 소립자인 중성미자(뉴트리노)가 질량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나옴으로써 물리학 토대인 표준모형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6월 서울대 김수봉 교수 등 2명의 한국인을 포함한 일·미 공동연구팀은 일본 수퍼-가미오칸데 광산에서 중성미자가 질량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하는 ‘중성미자의 진동 현상’을 확인했다.
.동물 대량 복제 시대 개막
지난 97년 2월 복제양 돌리의 탄생 이래 1년이 넘도록 체세포 복제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올 여름부터 일본·미국·뉴질랜드 연구팀이 체세포 복제로 소와 쥐를 한꺼번에 여러 마리 탄생시켰고,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소의 복제 임신에 성공해 내년 1월에 태어날 예정이다. 그러나 인간 배아 간세포 배양 등 복제기술을 이용한 생명공학 기술이 급성장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규제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됐다.
.환경호르몬, 국내에서도 쟁점으로
환경호르몬(내분비 교란물질)에 대한 우려가 우리나라에도 상륙해 정부가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대부분이 유기염소계화합물인 환경호르은 지난 92년 유럽 남성들의 정자 숫자가 50년전보다 절반으로 줄었다는 보고가 나오고, 96년 미국에서 <도둑맞은 미래>가 출판된 것을 계기로 선진국에서 먼저 문제로 등장했다.
.엘니뇨 기상재앙 일으켜
엘니뇨가 올 여름까지 1년 동안 계속되면서 세계에서 전례없는 기상 이변을 일으켜 인명 피해는 물론 식량 생산에 큰 타격을 가했다. 또 지난해는 1880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올 여름 지리산·수도권·충청도 등에서 기록적인 기습 폭우가 쏟아져 피해를 입혔다.
.비아그라 열풍
미국 식품의약청이 남성의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의 시판을 처음 허용해 40년 전 피임약의 등장 이후 최대의 성 혁명을 일으켰다. 이 열풍을 배경으로 비아그라의 원리를 제공한 3명의 생리의학자가 노벨상을 받았고, 내년에는 국내에서도 시판될 예정이다.
.차세대 반도체로 떠오른 탄소나노튜브
탄소로 만들어진 튜브 모양의 탄소나노튜브가 차세대 반도체기억소자·광소자·수소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대 임지순 교수와 전북대 이영희 교수가 이를 이용한 반도체기억소자와 광전자소자를 제안하는 논문을 발표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었다.
.북한의 대포동 로켓 발사 충격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로 대륙간 탄도탄 발사 능력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입증됨으로써 남한에서도 한국판 `스푸트닉 충격파’가 몰아닥쳤다. 과학기술부는 이를 계기로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계획을 2005년으로 5년 앞당겼다.
.연구개발 공동화
아이엠에프 체제 이후 올해 기업연구개발비가 지난해보다 12.3%, 전체 연구원 숫자가 10.7%인 8천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등 연구개발의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또 유학을 떠났던 박사급 인력의 귀국이 대폭 줄어든 반면, 국내 연구인력의 상당수가 외국으로 빠져나가 두뇌 유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설치와 정부연구소 구조조정
정권을 잡은 새 정부는 올 한해 동안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출연연구소 연합이사회를 설치하기 위해 법률을 정비하고, 정부출연연구소의 인력과 경상운영비, 조직을 대폭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했다.신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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