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가지고…” 허탈한 푸념을 들을 때가 종종 있다. 독백이라 치부하기에는 절망이 가득 담긴 이 말이 지금 유독 귀에 꽂힌다. 과연 이 말은 누구를 향한 것일까? 투표소에서 도장을 찍은 자신을 질타하는 말인지, 아니면 ‘대통령’이 되어버린 이를 향해 표를 던진 사람들을 원망하는 말인지, 이도 아니면 이런 저런 이유로 투표를 하지 않은 이들에게 하는 말인지 말이다. 허나 한국 사회에서 이와 같은 고백은 성립될 수가 없다. 최소한 보고 듣고 한 경험 속에서는 대통령을 뽑기 위한 과정은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민주적이거나 혹은 공정하지 못한 판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승부가 끝난 17대 대통령 선거 또한 다를 바 없다. 비전과 정책·공약에 대한 검증과 토론은 깡그리 사라진 채 온갖 비리와 이권 다툼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후보자들의 ‘쇼’에 이성은 흔들리고 진지한 토론이 언급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상황은 어색해졌다. 결국 지난 해 12월 19일 대통령 선거를 두고 영국

은 “대한민국이 1987년 대통령 직접 선거를 도입한 이래 ‘가장 지저분한 선거 중 하나(one of the dirtiest)’를 치렀다”는 평가를 내렸다. 과한 것도 아니다. 덧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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