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소외 심화” 잿빛 예측에 “생산력 증대”장밋빛 전망도
21세기 정보혁명의 시대는 암울할 것인가, 밝을 것인가.
아직까지 이에 대한 정답은 없다. ‘암울하다’라는 주장과 ‘밝다’는 주장이 평행선을 달린다.
기술의 지나친 발전을 우려하는 쪽은 정보혁명 시대의 암울한 상황을 크게 세가지로 지적한다.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게 되면서 인간 소외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빅 브라더’가 출현할 것이며,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사이의 격차가 개인과 국가 차원에서 동시에 진행되리란 것이다. 이들은 먼저 정보혁명이 가져올 네트워크화는 사람을 일과 다른 사람으로부터 격리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일을 할 수 있고, 혼자서도 가상현실을 통해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상황은 사람을 점점 더 혼자 있는 일에 몰입하게 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인간성은 상실되고, 전통적인 가족과 사회의 개념이 무너져 가치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들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가, 정부뿐 아니라 자본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네트워크 속에서 모든 행동과 생각이 저장되고 검색되는 인간은 정보를 통제하는 정부에 쉽게 추적되면서 자유를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다. 경찰은 네트워크를 통해 범죄자를 쉽게 검거하지만, 역으로 모든 사람들은 네트워크를 벗어날 수 없는 ‘예비죄수’로 취급받는다. 또한 모든 개인정보가 ‘빅 브라더’에 노출됨에 따라 개인은 정부나 자본에 대항할 수가 없게 된다.
정보 접근능력과 처리능력에 따라 개인 또는 국가 사이에 빈부 격차가 심해질 것이란 전망도 많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 부유한 나라는 정보를 가공해 만들어낸 가치가 GNP의 10%에 이른다. 하지만 방글라데시는 0.1%에 불과하다. 무려 100배나 차이가 난다. 실제 경제규모보다 더욱 격차가 큰 것이다. 앞으로 부유한 나라는 정보시장을 더 많이 활용할 것이고, 가난한 나라는 정반대의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도 국가와 마찬가지다. 결국 이런 불균형은 사회적으로, 세계적으로 심각한 불안정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이런 잿빛 미래 예측에 대해, 기술예찬론을 펴는 쪽은 “이전에도 기술발전이 인간사회를 후퇴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모두 기우에 그쳤다. 지나친 우려는 오히려 인간사회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맞받아친다. 정보혁명은 현대사회의 참여민주주의를 더욱 확산시키고, 경제적 생산력의 증대로 전세계는 더 부유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21세기 우리의 삶이 어느 쪽에 가까울지 아직 속단하기는 어렵다. 양쪽 주장 모두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의 세계는 기술 발전을 최우선으로 두는 쪽으로 이미 기울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인간적 가치를 기술에 접목하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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