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만 가는 사교육비, `왕따’와 학교폭력으로 얼룩진 학교, 창의성과 경쟁력에서 낙후돼 21세기의 희망을 엿보기 어려운 교육구조…. 이 위기의 교육을 바로 잡을 길은 없을까?

여기 한 해답이 나왔다. 바로 `과밀학급부터 해소하라’는 것이다. 21세기 바람직한 학교운영 모델을 찾기 위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일선 초·중·고교의 경영진단에 나선 한 민간컨설팅 회사가 복잡하고 어렵기만 한 교육문제에 대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나섰다.

(주)MEI컨설팅(대표 장민식)은 서울특별시교육청과 <한겨레>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영화초등학교와 동작중학교, 삼성고등학교의 학부모와 교사, 학생 등 교육 3주체를 대상으로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예비조사에 들어가 지난 1월 11일 첫번째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 내용을 요약해 3차례에 걸쳐 나눠 싣는다. 편집자

<21세기 학교의 가장 큰 어려움은 학생생활지도 문제가 될 것이다.>

학생생활지도 문제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교사는 80%가량이나 됐다. 학급당 5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학생생활지도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따라서 학급당 인원을 30명 이내로 줄이는 등 교육환경의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한 바람직한 인성교육은 물리적인 한계에 부닥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함께 제시됐다.

이런 문제의식은 학부모와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공부보다 학교밖 공부가 더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 학생들의 39.4%가 학교밖 교육은 개인지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앞으로 교사들이 개별 학생에 대한 지도가 가능한 수준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면 학교폭력과 학교밖 교육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학부모들이 바라는 21세기 학교의 모습에서도 `학교는 선생님과 제자간의 아름다운 교제가 있어야 한다’며 학부모의 35% 가량이 교사, 학부모, 학생간의 신뢰관계 회복을 가장 큰 과제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21세기형 학교는 학급당 인원을 적정한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교사들의 고유업무에 대한 인식차이로 학교장과 교사들 사이에 적지 않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해결책이 빨리 마련돼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개선돼야 할 교사의 업무로는 초등학교 교사의 88.9%(중학교 78.6%, 고교 91.7%)가 교과지도와 교재연구 등 교과관련 업무를 1순위로 뽑았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사(30.6%)는 저축, 우유값, 어린이신문값 등의 수합 및 모금활동 △중학교 교사(25%)는 당직, 일직, 주번활동 등 소속부서내 담당업무 △고등학교 교사(16.7%)는 보고서 및 공문작성 등을 행정편의를 위한 구태의연한 단순업무로 꼽으며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학교장들의 생각은 달랐다. 교사들이 수업지도만을 역할수행의 전부라고 여기고 별도의 업무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운 잡무정도로만 여기고 있어 교사와 학교장 사이에 적지 않은 갈등이 존재한다고 답한 것이다.

보고서는 또 교사들이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한 반면 권한과 책임은 보통이하하고 생각하고 있으며, 연대감의 부족과 비판의식의 결여(무조건적인 순종), 무관심 등을 정신적인 약점으로 드러내 `집단주의 욕구’가 매우 강한 것으로 분석했다.

교사들은 컴퓨터 교육 등 재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으며 권익보호와 교권회복을 위해 제도적 보호장치의 마련과 함께 75% 가량의 교원들이 교원노조의 정착화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의 78.7%가 자녀교육의 중점으로 예절, 질서, 협동심, 책임감 등 `인성교육’을 들었지만, `숙제가 적다’든가 `우열반 수업’ 등의 희망과 함께 교사들의 강의수준이나 교육과정에 대한 불만이 많이 쏟아져 나와 이중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운영위원회를 둘러싼 학부모와 교사들의 견해차이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학부모들의 대부분은 학부모의 학교활동에 대한 참여가 자녀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절반 가량의 학부모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교사들은 학운위가 학교와 학부모간의 협력기구보다 학교에 대한 감시자에 치우친 감이 있다며 행정적 차원의 지원보다는 재정지원에 머물기를 기대했다.

한편 학생들은 방학중에도 체육활동 등 교육활동이 계속 이뤄지길 희망했으며 취미활동이나 특별활동에 대한 지원이 더욱 늘어나야 한다고 대답했다. 또 초등학생의 44%가 수련회나 극기훈련과 같은 놀이학습에 관심이 많다고 응답했으며 중학생의 46.5%는 학교축제가 활성화되기를 가장 많이 희망했다.

<황석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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