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 세기를 마감하는 마지막 해에 맞게 되는 「세계여성의 날」이다 . 이 날은 1907년 미국 뉴욕에서 섬유공장 여성노동자들이 벌인 권익옹호 투쟁을 기념하기 위해, 이듬해 3월 8일 열렸던 뉴욕시 행진 집회에서 유래됐 다. 다시 2년 뒤인 191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국제여성노동자 대회 에서 세계 각국의 대표자들은 세계여성의 날을 제정할 것을 결의했고, 이후 3월 8일은 전 세계 여성들이 기념하는 날이 되었다.

여성이라는 범주가 정치-사회적으로 아무 의미를 갖지 못했던 것은 먼 과 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동안 이런 상황은 세계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가져 왔다.

여성의 권리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고 부도덕한 것으로까지 인식되던 어 려운 시절, 여성의 날을 제정하고 자유-평화의 가치를 비롯해 경제활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활동했던 이들을 되새기는 것은 오늘의 난관 속에서 일할 권 리를 지켜가야 할 우리 여성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여성도 법률과 사회제도로부터 존중받을 존재임을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 이다. 여성들이 선거권을 행사하게 된 것은 벌써 오래 전이고, 최근엔 남편과 는 독립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표를 행사하는 여성 유권자들을 의식한, 정당차원의 공약이 마련되고 있을 정도이다. 가부장적 성격의 가족 관련 법률들이 수차례의 가족법개정을 통해 시정됐다.

남녀고용평등법도 제정됐다. 지난 해부터는 가정폭력범 처벌에 관한 특례 법이 시행돼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던 여성들이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에는 작업장에서의 성희롱을 처벌할 수 있는 보다 실행력 있는 법이 여성특 별위원회의 활동에 힘입어 국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제 남녀가 공히 평등한 세상이 된 것인가. 분명 세상은 변화했 다. 어린 딸을 가진 어느 부모도 그 아이가 커서 가정 일만을 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회구조의 변화가 남성들은 집 밖, 여성들은 가정이란 식의 「공간의 성별분리」를 이미 무너뜨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지난해 이후 상황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가부장적 논리에 의해 지배되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직한 여성의 비율이 남성에 비해 훨씬 높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생계를 책임지는 실질적인 가장이 반드시 남자만도 아니며, 부양 해야 할 가족을 가진 이가 남자만이 아니지만, 이런 사실을 무시하고 행해지 는 행태들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용인된다.

현재 우리 대부분의 가정은 남편 혼자의 수입만으론 주택구입과 자녀교육 등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여성은 보조수입이 아니라 필수적인 생활비 를 위해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생계부양자」 여자는 「주부」 라는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앞으로 경제회복 과정에서 생기게 될 취업 과 정에서도 이런 논리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유엔 인간개발 보고서(97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권한척도는 전체 94개 국중 73위. 1인당 국민소득이 1백75개국중 37위인 경제발전 정도를 감안하 면 남녀평등 순위가 매우 낮은 편이다. 평등지수를 평가하는 세 개의 항목 가운데 교육과 기대수명의 측면에선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점수를 나타내고 있 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수입 측면에서의 심각한 격차가 전체적으로 낮은 평등지수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능력있는 많은 여성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며, 이는 우리 사회의 비 효율성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21세기는 여성(female), 감성(feeling),가상(fiction)의 3F시대로 여성의 감성과 창의력 활용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 는 기술-정보사회에 적합한 여성인력을 양성-활용하고 여성들로서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함으로써 스스로 권익 향상을 꾀해야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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