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과 언로를 가로막는 사회가 독재로 흐르는 것은 필연적이다. 또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쉬이 멸하지 않은 국가도 없다. 이는 동서고금의 역사가 가깝게는 우리의 근대사의 역대 정권의 흥망사가 웅변하는 바이다. 사람의 일이 아무리 좋은 이상의 사회를 꿈꾼다하여도 완벽할 수 는 없는 노릇이고, 거기에 건전한 비판이 샘솟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이미 이상을 포기한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대학의 희생과 용기를 바탕으로 한 발자국씩의 민주화를 이루어왔다. 불완전하나마 대학은 우리 사회가 이상을 추구할 수 있는 비판적 지성 원천이 되어왔다. 그에 반하여 대학의 재단이나 교육관료의 세계는 온통 비리와 부패로 몸살을 앓아 왔고, 그러한 현실은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다. 그 비리와 부패의 구린내를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녀린 껍질 속에 가까스로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전국대학생기자연합 학생들이 명동성당에서 장기 농성을 하고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놀랍기 짝이 없다. 1년 반 이상 학교 신문 발행을 중단시킨 학교가 있는가 하면, 그에 항의하는 학생들을 무기정학이란 중징계로 답례하는 학교가 있다. 학생들의 주장이나 기사가 국기를 흔들만한 이적성을 띄고 있다거나 이 사회의 상식적인 도덕에 반하는 패륜의 윤리를 유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학 재단 혹은 대학 내의 비리를 고발했다거나, 학부제 철회 등 첨예한 이해 관계가 얽힌 교육 제도의 문제를 다뤘다거나, 한총련에 관한 기사들을 다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한 마디로 학교 신문의 편집권을 학생들로부터 빼앗겠다는 것이다. 분명 정당치 못한 재단운영과 학사운영을 은폐하기 위한 탄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한편 이러한 대학언론 탄압을 저지하고, 중재해야 할 교육부는 그런 행태를 방조하는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오히려 사태를 부추기고 있다. 옛 독재정권의 학원안정화 대책이나 보도지침을 연상시키는 공문을 버젓이 대학에 배포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이 갖는 의미를 생각할 때, 대학 내의 언론과 비판의 목소리는 우리 사회 전반의 부패와 부조리에 대응하는 민감한 성감대와도 같은 것이다. 백년지대계를 되뇌이지 않더라도 온갖 비리와 부패로 얼룩진 대학 사회의 민주화를 이루는 초석은 대학언론의 자유에서 나온다. 대학 당국과 교육부는 하루 속히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대학언론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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