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국민건강권 확보를 위한 건강연대’가 발족하며 의료보험 통합문제에 적극 개입을 천명한데 이어, 한국노총 등으로 구성된 ‘사회보험개혁 범국민대책회의’는 항의성명을 발표하고 의보통합 반대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입장 대립은 몇달째 이어지면서 심화되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단체별로 보자면 한국노총과 경실련, 서울YMCA, 녹색소비자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YWCA, 도시연대 등은 직장과 지역 사회보험 재정을 당분간 분리운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민주노총과 한국여성단체연합,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은 통합운영을 지지하는 쪽이다.
통합운영을 반대하는 측의 입장은 현재 소득파악률이 23%밖에 되지않는 자영자 집단과 소득이 완전히 노출되는 봉급생활자를 묶어서는 보험료부담의 형평성을 달성할 수 없으며, 실제로 임금노동자가 고소득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소득 역진현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한다.
한국노총의 경우 9월부터 사회보험료 납부거부 운동을 하겠다고 경고하며, 지난 달에는 통합에 반대하는 대규모시위까지 벌인 바 있다. 직장의보노조도 직장, 지역을 통합할 경우, 직장노동자의 보험료는 오르고 공무원, 교직원의 보험료는 내려가게 돼 국가의 연간부담액이 1억7백억원 이상 감소하게 되는 모의실험 결과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건강연대 등 통합에 찬성하는 측은, 재정을 분리한다고 해서 문제로 지적되는 소득역진이 해소될 수는 없으며, 일시적인 미봉책으로 국민연금 재정을 분리하는 것은 사회보험의 취지에 맞지 않을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사회통합을 저해하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결국 ‘자영자 소득파악 강화’라는 정공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세제도 개혁과 함께 국고지원 50% 확대요구도 아울러 내놓고 있다.
사실 의보통합은 노사정위의 합의사항이기도 했지만, 정치권의 미온적 자세가 문제를 더 꼬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노총이 1기 노사정위에서 의보통합에 찬성했음에 도 불구하고 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의보통합으로 고용위협을 우려하는 직장의보의 한국노총 가입이 한 이유라고 설명된다.
요컨대 양측 모두 자영업자의 소득조사가 강화되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의료보험은 통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상에 대한 해법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를 세제개혁을 포함하는 보다 큰 사회개혁 요구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사회운동 진영간의 대립만을 심화하는 것은 결코 지혜로운 대응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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