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권! 더 이상 기대할 것은 없다.

진형구 전 대검공안부장이 구속되었다. 파업유도에 대한 사실이 확인되었음을

검찰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정 전 법무부장관과 강희

복 전 조폐공사 사장은 불기소 혹은 무혐의 처리할 방침이라고 한다. 보수언론

조차 이번 수사가 한 판 노골적인 ‘쇼’였음을 인정할 정도로 앞뒤가 맞지 않는

수사결과일 수밖에 없다. 멀쩡한 사업장을 통합시키고, 파업을 빌미로 조합원들

을 대거 정리해고 시키는 작태가 어디 진형구 혼자만의 계획이었겠는가. 또 그

것이 개 사업장으로 수사범위를 확대할 것을 민주노총이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과 특

별수사본부는 마치 면죄부를 건네받듯이 이번 수사를 마무리하려는 의도를 보이

고 있다. 그러나 진형구가 구속되었다는 것은 그가 ‘폭탄주’를 마시고 했던 발

언이 모두 사실이라는 것이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노사관계나 파업현장에 공안

검찰의 개입이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결국 한 판의 쇼

로도 감춰지지 않는 사실에 대해, 그리고 이런 식으로 감춰지고 있는 공권력의

허상에 대해 우리는 분노해야 한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검찰이나 경찰을 포함한 국가권력이라는 것은, 외형

상으로는 만인의 평등을 표명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자본주의 사회를

유지시킬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기구들이다. 이번 사건 또한 우리 사회

에서 경찰이나 검찰이 자본과 정권의 하수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하

나의 단편적인 사건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굳이 이번 사건이 아니더라도 이미

그들이 노동자민중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을 통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함께 스치는 얼굴이 있다. 바로 얼마전 잡힌 탈옥수 신창원의 얼굴이다. 어린

학생부터 아저씨, 아줌마들까지 그를 의적(義賊)이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TV에서

호들갑을 떨고 있는 바로 그 신창원이 떠오른다. 신창원의 범죄행각에 대해서

극도로 잔인하게 부풀리면서 사람들이 신창원에게서 느끼는 대리만족의 기분을

바로잡아(?) 보겠다고 연신 난리이다. 그런데 과연 사람들이 신창원이 범죄자인

것을 몰라서 그런 생각을 하겠는가. 결국 그가 경찰과 검찰, 그리고 집 안에 수

억씩 쌓아 놓고 있는 부호놈들을 쩔쩔 매게 하고 조롱하고 다녔다는 그 사실이

우리를 즐겁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민주노총은 대통령 면담 후 단식을 접으면서 정부에 대해 ‘기다려보자’

라는 태도를 취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또

8·15 사면 대상 조합원들에게 준법서약서를 강요한 것에서 드러난 것처럼 더이

상 DJ 정권에 기대할 것은 없다. 언제까지 우리는 신창원이라는 왜곡된 영웅을

통해서만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을 것인가. 이미 공안세력 개입의혹이 드러난 36

개 사업장을 비롯하여 민주노총이 앞장선 투쟁으로 그들의 허구성을 폭로해내야

한다. 앞으로 수립될 민주노총 하반기 투쟁방향에서도 정권에 대한 그러한 태도

를 더욱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이다. <주간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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