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일축구와 노동자 통일운동

민주노총 남북노동자 축구대표단이 9일 평양을 향해 출국했다. 민주노총은 지

난 3월 3일 북경에서의 첫 만남을 시작으로 4월 28일, 5월 2일 평양 2차 회담을

통해 축구대회를 합의, 공표한바 있었다. 그러나 이후 서해교전 사태가 일어나

며 남북관계가 냉각되어 한때 성사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냈지만, 8월

4-6일사이에 북경에서 3차례에 걸친 협의를 갖고 10일부터 14일까지 남북노동자

축구대회를 가지기로 했다. 이로써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노동자간의 교류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민주노총은 “민족의 자주적인 평화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제

반 장애물들을 민족의 단결된 힘으로 제거해 나가는 투쟁은 물론, 남북의 노동

자들이 흉금없이 대화를 나누며 서로 이해하고 단합해 나가기 위한 교류-협력사

업도 실천해 나간다. 그 일환으로 우선 실행가능한 사업인 통일염원 축구대회를

성사시키고자 하는 것이다.”며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의 개최 의의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또한 8월 15일을 맞아 “민족의 자주와 대단결을 위한 ’99 노동자

통일한마당”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전농, 전빈련 등의 대중조직들과 함

께 99년 5월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자통협)을 건설하고 남측 민중들의 다양한

요구와 내용을 수렴하는 자주적 민간통일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임을 밝혔었다.

이러한 자통협의 중심 대오인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은 이번 통일대축전을 민

중연대를 강화하는 방향에서 추진할 것을 모색하고 있으며, 민주노총은 “전쟁반

대! 평화협정체결! 국가보안법 철페!”를 주요 과제로하는 노동자 통일한마당을

제 노동운동단체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통일운동은 그동안 노동자계급이 통일운동에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볼때 노동자의 입장에서 통일운동에 접근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또한 범민련의 북한으로의 편향이나, 민화협의 남한 정부로의

편입에 대한 좌우편향을 극복하고 노동자가 중심이 된 기층민중들의 이해와 요

구를 바탕으로 한 통일운동을 전개하려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민주노총은 남한 사회의 변혁의 주체로서의 노동자 민중이 가

져야 할 통일운동의 상과 원칙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전개하고 있지 못하다. 이

번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와 관련해 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계급이 지녀야 할 통일운동의 상과 원칙을 공유

하는 과정으로 만들어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투쟁하고 있는 노조 활동가들에

게도 무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투쟁과 통일축구대회를

분리해서 바라보는 것에 기인하며, 더욱 크게는 현재의 노동자계급의 통일운동

의 원칙과 방향을 가지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 이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에 대해 노동자들이 명백히 반대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서 알수

있다. 햇볕정책은 북한의 급격한 붕괴를 원하지 않는 한미일의 대북흡수 통일정

책을 김대중정권이 구현하는 반북 대결정책의 일환일 뿐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은 남북노동자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북한 민중을 남한 자본의 수탈대상으로 삼

으려는 이러한 자본의 정책에 명확한 반대와 투쟁을 조직하지 못하고 있다. 또

한 이러한 대결정책의 선상에서 벌어진 서해교전 사태가 공안검찰의 조폐공사노

조 탄압공작 사건을 축소하고 여론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에도 이

렇다 할 대응을 전개해내지 못했다. 또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며 동북아에

서의 패권을 유지하고, 남한에 군사무기를 강매하고 군사대국화의 길을 추구하

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제국주의, 군사정권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긴장을 이용

해 이데올로기 공세를 가해오는 김대중 정권에 대한 반대를 조직하지 못하고 있

다.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를 비롯한 민주노총의, 노동자계급의 통일운동은 통일

을 노동자 민중의 고통 위에서 이루려는 반제국주의, 반자본주의 투쟁이 되어야

한다.

남북 경협을 대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대재벌이 얼마전 주가조작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이돈이 흑자를 남기지 못하고 있는 금강산 관광사업과 제반 대북

사업에 투자되었다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결국 자본가들은 남한 노동자들을 정

리해고하고 남긴 돈으로 북한 노동자들을 착취하기 위한 재투자를 진행하고 있

는 것이다. 이렇듯 남북한 모두를 착취의 대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자본가들의

통일전략을 분쇄해내야 한다. 통일운동은 남한내의 자본의 구조조정투쟁과 분리

되어 있지 않으며, 오히려 남한 내의 자본가들의 착취를 제거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통일운동은 더이상 노동자들과 분리된 독자적인 영역이 아니라 노

동자들의 투쟁을 강화하고 노동자들이 이땅의 정치, 경제의 주체로 올곧게 서는

것에 복무할 수 있도록 조직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하에서 노동자계급은 그동안 통일운동에 대한 수동적인 자세를 버

리고 적극적으로 통일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그 첫번째 과제는 남한 자본가계급

이 추구하고 있는 대북흡수통일전략을 분쇄하는 것이다. 또한 한반도의 평화체

제 구축을 위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평화체제 구축은 미,일 제국주의의 동아

시아-한반도에 대한 패권전략을 파탄내는 반제국주의 투쟁이며, 분단을 매개로

노동자계급의 정치, 경제적 제권리를 제한하는 김대중 정권에 맞선 투쟁이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북한과 남한, 미국간에 평화협정을 비롯한 실질적인

협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군비축소 등의 실질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하며,

주한미군의 철수도 이루어야 한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노동자

계급의 정치세력화를 위해서도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이렇듯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는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해결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이제 노동자들은 통일에 대한 상과 원칙을 구체화하고,

기층 민중들과 연대해 사회변혁의 주체로서 통일운동에 나서야 한다. <주간통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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