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마치고 –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8월 23일 열렸다. 이날 대의원대회의 안건은 민주노
총 1999년 상반기 사업 평가와 하반기 사업계획, 진보정당 창당에 따른 정치
방침, 임원선거 건 등이 상정되었다. 이중에서 상반기 사업평가 건은 민주노총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식안건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민주노총의 사업평가란 99년 상반기를 둘러싼 정세 분석에 따른 투쟁기조,
투쟁요구, 투쟁과정 그리고 성과와 한계에 대한 평가를 말하는 것인데 그동안
조직별 의견의 차이 또는 평가에 대한 불철저한 관점 등으로 인해 최고 의결기
관인 대의원대회에서 토론되지 못하고 보고사항(또 하나의 두꺼운 자료집)으로
처리되었다.
그동안 사업평가(투쟁평가)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투쟁 기조에서 결
과까지를 둘러싼 다양한 이견이나 쟁점 등은 물밑(?)에서만 얘기되거나 불만으
로만 제기되었다. 이러한 과정이 몇 년 동안 진행되면서(대표적으로 96,97 노
개투 투쟁평가의 실종) 민주노총의 지도력이 훼손되거나 투쟁의 오류를 시정하
지 못하고 반복하는 결과를 낳았다. 예를 들어 올해 상반기 투쟁만 하더라도
민주노총의 정치총파업기조에 대한 이견, 민주노총의 전국적 투쟁전선과 1, 2
차 투쟁전선과의 문제, 투쟁과정에서 교섭에 대한 각 조직별 이견, 민주노총
지도력에 대한 이견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제기되었으며, 이러한 문제들은 최
소한 대의원대회에서 토론되어야 하는 사안이다. 이를 통해 당장의 오류들은
바로잡아서 하반기나 내년에는 반복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과제로 제기되는
것들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실천계획을 제출하는 것으로 되어야 한다. 이러
한 과정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 중앙, 연맹, 에 따른 판단과 결과를 내릴 것이며, 투쟁의 구심으로써의 민주노총의 역할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사업평가가 공식안건으로 상정되었다는 의의에 걸맞게 대의원대회에
서 다루어지지는 못하였다. 물론 주요 조직별로 민주노총 중앙에서 제출한 평
가틀에 따라 의견서들을 제출했으나, 평가가 평가서라는 종이조각이 아니라면
대의원들간의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이견을 확인하고 과제를 도출했어야 했다.
그러나 첫 번째 안건이었던 사업평가가 세 번째로 밀려나고, 평가 시간에도 많
은 대의원들이 빠져나가면서 별다른 토론없이 통과되었다. 민주노총의 사업평
가가 공식안건으로 상정되고 통과된 것에 만족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토론없이
통과되고 하반기 투쟁계획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은 민주노총의 대의원들을 포함
한 지도간부들의 보다 철저한 평가의 관점이 요구되며, 앞으로 사업계획을 논
의할 때부터 평가에 대한 기준과 일정을 제출하고 아래로부터 평가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래야만 민주노총의 지도력, 투쟁의 구심이 제대
로 설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계급을 중심으로 민중연대투쟁전선
구축하고 국가보안법 철폐투쟁으로 나서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된 하반기 투쟁방향과 목표는 “▷노동시간 단
축 : 99년 정기국회에서 ‘주40시간 법제화’ 관철 ▷노동악법·국가보안법 철폐
: 99년 정기국회에서 관철 ▷사회보장제도 개혁 투쟁 ▷신자유주의 정책 저지
와 불법부당노동행위 완전 척결 ▷재벌개혁 및 정치개혁과 노동자정치세력화”
등이다. 투쟁기조는 11월 전국노동자대회를 중앙상경투쟁으로 위력적 투쟁을
전개함과 함께 파업투쟁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전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한 11월 로 했다.
99년 하반기 투쟁은 상반기 투쟁의 연장선위에 있어야 한다. 상반기 투쟁에
서의 민주노총 4대 요구*주)중 첫 번째인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중단은 가장 중
심적인 투쟁 요구이어야 한다. 상반기 투쟁에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중단시
키지 못하였고 현재에도 대우그룹을 포함한 많은 사업장들이 구조조정과 정리
해고 등으로 생존권을 위협당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투쟁은 노동자 민중의 생
존권을 사수하고 보장하기 위한 투쟁기조를 분명히 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해야 한다. 생존권 사수투쟁을 중심으로 투쟁전선을 구축하고 11월 노동
자대회, 민중대회로 집중시켜 나가야 한다. 이러한 기조와 투쟁이 분명히 서야
만 노동시간 단축과 제반 악법철폐를 제도화하는 투쟁도 위력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주) {{생존권 박탈하는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중단 2) 노동시간 단축으로
고용안정 보장 3) 실질적인 사회안전망 구축 4) 임금·단체협약 안정과 산업별
교섭체계 보장}}
또한 생존권 사수투쟁과 함께 노동악법·국가보안법 철폐투쟁이 하반기 민주
노총의 중심투쟁이 되어야 한다. 특히 국가보안법 철폐투쟁의 중심에 민주노
총, 노동자계급이 중심에 서야 한다. 왜 국가보안법이 철폐되어야 하는지는 누
누히 설명하지 않겠지만, 정치·사상·조직 결성의 자유는 노동자계급투쟁, 변
혁적 노동운동에 있어서 매우 관건적인 사항이다. 지금까지도 많은 노동운동
활동가들이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구속과 수배를 받아왔으며, 또한 노동자계급
이 중심이 되는 사회(전노협 시절 노동해방)를 건설하기 위한 다양한 투쟁을
억압해왔다. 벌써부터 보수정치권에서는 자기내들끼리 개정이냐 유지냐를 가지
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급하게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전민
중진영이 국가보안법 철폐투쟁을 힘있게 전개하지 못한다면 보수정치권의 타협
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국가보안법 투쟁을 중심으로 한 노동악법투쟁에 민주
노총, 아니 노동자계급이 중심에 서야 제도개혁이나 청원이 아닌 대중투쟁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실질적인 악법철폐투쟁으로 기능할 수 있다. 또한 민중운동
진영의 일부에서 국가보안법의 일부 조항만을 개정하는 것으로 투쟁의 목표를
왜곡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힘있는 대중투쟁으로 파탄시켜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 3기 임원 선거,
지도력의 혁신과 대중운동노선을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올해 초부터 논란을 빚었던 민주노총 3기 임원 선거 일정이 9월 17일로 확정
되었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도 현 이갑용위원장의 사퇴처리를 둘러싸고 논란
을 벌였으나 9월 17일까지 위원장 임기를 유지하는 조건부사퇴로 결론이 났으
며, 이제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돌입했다(8월 29일까지 위원장 사무총장 후보
등록 마감, 31일까지 부위원장 후보 등록 마감 등). 98년 2기 임원선거에서의
임기 1년 공약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지난 2기 활동을 평가하고 3기 지도부를
올곧게 세워야 하는 중요한 결정이다.
자본가권력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공세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맞게되는 이번 선거는 투쟁과 괴리되지 않고 생존권 사수투쟁과 하반기 투쟁을
조직하는 과정에 종속되어야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지난 운동의 명망성을
가지고 줄을 서는 선거가 아니라 민주노조운동의 평가를 통해 앞으로의 과제를
도출하고 새롭게 민주노총의 지도력(개인이 아닌 집단으로서의)을 세우는 과정
으로 자리매김되어야 한다. 즉 지난 2월달의 민주노총 조직혁신의 과제를 이어
받아야 하며, 향후 중장기적인 민주노조운동의 발전전략이 제시되고 대중적 토
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노총이 55만 조합원만이 아닌 일천이
백만 노동자의 투쟁의 구심으로 서야할 것이다. 물론 앞으로의 짧은 일정동안
모든 것이 논의되고 토론되지는 못할 지라도 조합원과 괴리되는 선거, 대중운
동노선과 정책을 중심으로 하기보다는 개인의 명망성과 과거 운동의 경험으로
대치되는 선거가 되어서는 안된다. 99년 상반기 투쟁을 경과하면서 노정된 지
도력의 취약, 자본과 권력의 3기 노사정위원회와 신노사문화 등을 중심으로 가
해지는 노사협조주의 전략,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사수투쟁의 엄중함, 노동조
합주의로 국한되지 않는 변혁적 투쟁의 기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3기 임
원 선거의 의미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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