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조합의 대응 모색 확산돼

지난 7월 정부가 대우그룹에 대한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7월 19일

대우그룹이 ‘추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우그룹 구조조정 문제는 노

동계의 핵심 사안으로 등장하였다.

추가 구조조정 계획의 주 내용은 대우를 자동차와 무역전문 소그룹으로 재편

하고, 19개 계열사는 매각정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구노력을 위해 채권단

에게 단기성 부채의 6개월 만기연장(7조 원)과 신규대출(4조원)을 요구하고 김

우중회장의 사재와 대우그룹의 자산 등 총 10조 원을 채권단에게 담보로 제공

하며, 연말까지 정상화가 안 될 경우 김우중 회장은 퇴진한다는 것이다. 정부

의 대우 구조조정 계획도 이와 맞물려 있다. 단 대우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

될 시, 즉각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을 시키는 방향으로 대우를 압박하고 있다.

이 계획에 의하면 대우그룹 소속 계열사의 매각(해외매각)과 존속 기업의 구

조조정 급속히 추진될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대우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국

내 채권단(금융기관)의 막대한 자금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재벌체제

의 ‘해체’라는 개혁적(?) 기치 국민의 생존권에 심각한 폐해를 가져올 것이며, 국내외 독점자본의 지배력 강

화를 불러올 것이다. 우선 해외매각될 대상 기업은 매각 전 고용조정을 불러올

것이고, 존속 기업도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아래 대대적인 대노동공력이 진행

될 것이다. 실제 주력기업으로 설정하고 있는 (주)대우의 경우, 임원 20%감축,

관리직 360명 전환배치, 연봉차등폭 2배 확대 등이 계획되고 있으며, 대우자동

차의 경우도 인건비 2년 간 2천억원 절감, 부품업체 현 500개에서 300개로 통

폐합 등이 계획되고 있다. 또한 금융권(채권단)의 금융지원책 역시 금융권의

부도를 막기 위한 공적자금(세금) 지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국민이 막대

한 구조조정 비용을 감당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해외매각도 막대한 국민부

담을 전제로 하는데, 해외매각은 기업을 정상화시킨 다음에 추진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 부담으로 기업을 정상화시키고 헐값에 기업을 외국자본에 파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우그룹 노조와 민주노총 차원의 대응모색이 진행되고 있

다.

우선 대우그룹 소속 노조들이 비대위를 구성했다. 비대위는 대우재벌은 해체

하되 개별기업은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하여 제대로 살리는 운동(일명 대우기

업 제대로 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김우중 퇴진과 총수 재산

환수, 고용보장, 구조조정과정에 대한 노조의 참여’를 투쟁 요구를 내걸고 있

다. 대우그룹 산하 사업장의 몇 개 현장조직이 모인 대우 바로세우기 현장네트

워크(이하 네트워크)는 ‘대우기업 바로 살리기’를 대응방향으로 놓고 있다. 네

트워크는 총수체제 완전 해체를 통해 대우기업 정상화를 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양심적인 경영자층과 노동자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기업바로 세우기 공동

위원회’를 만들 것을 제안하고 있다. 즉 이들은 대우 구조조정의 해법으로 ‘총

수퇴진과 재산 환수, 초국적 자본 경영 반대(해외매각 반대), 노사 공동위 경

영 이후에는 노사 공히 건전한 기업 유지에 힘쓸 것’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쌍용자동차 현장조직건설 추진위(이하 현장추)는 위 두 입장과는 다른 견해를

투쟁방향으로 제출하고 있다. 즉 대우기업 제대로 살리기나 바로세우기운동은

모두 노동자의 엄청난 고통을 요구하는 회사살리기에 다름아님을 비판하고, 노

동자 살리기를 투쟁방향으로 내놓고 있다. 즉 고용생존권 쟁취, 노동강도 강화

반대, 노동통제 강화반대투쟁(예를 들어 체불임금투쟁과 택업 강화 반대투쟁

등)을 중심으로 시급히 투쟁전선을 설치하고 이를 대우의 문제로 한정하는 것

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무력화시키는 전국적 투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 또한 대우그룹구조정대책위원회(위원장 허영구/ 이하 대책위)를 8

월 23일 구성해 대응모색에 나섰다. 대책위는 ‘고용·임금·단협 사수, 무분별

한 해외매각 반대, 김우중 일가 및 주요 경영진 개인재산 환수 및 경영권 박

탈, 노조참여 보장’을 투쟁요구로 수립하고 금융감독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하

는 등 노정실무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또 임금체불 등 생존권 문제가 발생한다

면 즉각 중식집회, 간부농성 등 항의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9월 1일

에는 대우관련 공청회를 조직하여 노조 요구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며

해당노조 전간부 비상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우그룹 구조조정은 단지 대우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구조조정이 다른

재벌그룹으로 확대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지만, 대우구조조정은 국내외 자

본과 정부의 재벌구조조정의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

서 보았듯이 노동자와 전체 국민의 엄청난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면서 국내외

독점자본의 지배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 대우자본

과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구조조정에 대한 반대전선을 형성하면서 노동자

와 국민의 피해를 막기위한 적극적인 대응투쟁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과거 기아노조의 기아살리기 투쟁과 같이 기업 회생을

의해 노동자의 생존권을 양보하는 것은 절대로 재현되지 않아야 한다. 오히려

노동강도 강화나 체불임금 문제 등 현안을 가지고 현장의 대중투쟁동력을 형

성·강화해 내면서 노동자 생존권을 투쟁의 중심으로 확고히 가져가야 한다.

둘째, 그러나 생존권투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와 대우자본의 구조조정

상에 맞선 노동자의 대안의 상을 제출하고 투쟁해야 한다. 그러나 이 투쟁은

비대위나 네트워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재벌 해체와 기업바로세우기·살리기

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미 대우재벌은 구조조정안을 통해 해체과정에 돌입했으

며, 기업바로세우기나 살리기는 전문경영인체제에 대한 환상을 유포하거나 노

동자(노조)를 기업의 경쟁력 강화 메카니즘의 협력적 동반자로 만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우기업의 정상화나 해외매각이 막대한 국민세금의 출혈을 전

제로 이루어진다 할 때, 노동진영은 해외매각 반대·대우그룹 기업의 사회화

(국유화·공기업화)와 노동자·국민의 통제를 요구해야 한다.

셋째, 대우그룹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에서 투쟁의 일차적 주체는 대우기업

노동자가 되겠지만 이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 차원, 더 나아가 전

민중적 투쟁으로 전선이 확대되면서 자본과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무

력화투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대우구조조정으로 촉발된 현사태를 5대 재벌문

제로까지 확대해, 재벌 기업 사회화와 노동자·국민적 통제가 노동·민중진영

의 지향점이자 유일한 해결책임을 끊임없이 사회적으로 확산시켜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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