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공안정보기구 개혁 위한 국제심포지움

안기부법 개악 폐지 논의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사그라든채 국민기본권

의 위축감마저 느껴지는 속에 안기부법의 민주적 개정을 위한 국제심

포지움이 마련돼 모처럼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오는 27일 오전 10시부터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범국민대책위 주최로

열리는 이번 국제심포지움에는 개악된 안기부의 수사권 확대에 대한

부분만이 아닌 안기부법 전반에 대한 논의와 방안이 모색된다. 미국과

독일의 예를 통해 우리나라 안기부의 문제점과 개혁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해온 곽노현(방송대 법학) 교수는 “안기부법에 대한

공방은 이제껏 수사권부분만을 중심으로 좁게 이뤄졌다. 즉 안기부법

조항을 방어하는 범위에서 진행되었다”고 지적한 뒤 “안기부법의

민주적 개정과 과거청산, 민주개혁을 시발점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기획취지를 밝혔다.

국내 최초의 국제심포지움

안기부등 공안정보기구에 관한 국제심포지움은 국내에서 최초로 열린

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지만, 공안정보기구에 대한 남용과 폐단을

바로잡고 민주적 기구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마련 국제심포지움을 민간

단체가 연다는 점에서도 이례적이다. 특히 한달이 채 못되는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참가자들이 공안정보기구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전문가들로 구성되었다. 이부분에 대해 곽교수는 “촉박

한 시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이 참석하게돼 다행이다. 불과 준비기

간이 2주일밖에 없음에도 흔쾌히 승락해 주었다. 이것은 바로 연대의

식의 소산이며,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며 참가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공안정보기구 전문가 한자리에

참가자중 마틴 쿳차(독일 사민당 소속) 교수는 헌법과 행정법, 특히

공안정보기구 관련법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으며, 롤프 괴쓰너(독일

녹색당 소속) 변호사 역시 경찰, 공안정보기구 전문가이다. 그렉 노짐

변호사는 미국시민권연합 입법전문가로, 이 시민인권단체는 시민적

자유를 위해 싸워온 미국의 대표적인 단체이다.

또 초청자 중에서 눈길을 끄는 사람은 미국의 킹 게이지(억압입법

반대국민위원회 워싱톤 대표) 씨이다. 그녀가 소속된 억압입법반대국민

위원회는 매카시즘 선풍과 함께 미의회에 설치된 반미활동특별조사위

원회의 인권침해조사활동에 반대해 60년 설립된 단체로, 지난 수십년

간 지속된 이 단체에 대한 FBI의 정치사찰에 항의하는 소송을 제기

하여 승소한 기록을 갖고 있다.

타산지석 계기로

심포지움은 4부로 이뤄졌는데 1부에서는 [민주사회에서 공안정보기구

의 올바른 위상과 바람직한 통제방법]의 주제아래 쿳차 교수가 ‘공안

정보기구와 민주사회’에 대해, 국내 발제자(미정)가 ‘안기부의 조직과

권한’에 대해 기조발제를 맡았다.

2부는 [공안정보기구에 대한 각국의 법적, 민주적 개혁노력]이다.

각국에서의 공안정부기구의 남용사례를 짚어보고, 사회가 공안정부

기구의 권한 남용 통제를 위한 법적, 제도적 개혁노력을 어떻게 벌여

왔는지 살펴본다. 3부는 [공안정보기구의 법치성과 민주성 확보를

위한 시민적 투쟁]이 각국의 사례와 전략을 중심으로 논의된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본격 논의는 4부 [한국 안기부에 대한 민주적

개혁의 과제와 전망]에서 펼쳐진다.

안기부의 수사권 보유는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 안기부의 정보수집권 행사는 어떻게 남용되며 통제는 얼만큼

가능한가? 안기부에 대한 시민적·법적 권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

가? 등등의 논의를 통해 민주사회 안에서 공안정보기구로서의 안기부

의 민주적 개혁방안을 마련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권하루소식 제 828호 1997년 2월 21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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