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모처럼 국가보안법 개정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민간단체와 사회운동 진영에서도 국보법 폐지를 위한 운동에 가속도가 더해지고 있다.
우선 지난 25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는 카톨릭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바라는 천주교 2000인 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에는 25일 현재 성직자 3백75명, 수도자 4백93명, 평신도 1천1백91명 등 총 2천59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언참가자들은 “국가보안법이 인간의 의사표현과 양심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대표적인 악법”임을 천명하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운동이야말로 해방과 구원의 축제인 대희년의 정신을 이 땅에 뿌리내리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주교연대는 정의평화위원회 등 천주교 산하 52개 단체와 전국 14개 교구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만든 연대기구로 미사 후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서명을 받는 한편 역, 백화점 등에서도 국가보안법폐지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또 천주교연대가 주관하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전국순회기도단(단장 노진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집행위원장)은 지난 16일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출정식을 갖고 서울을 출발해 29일간의 일정으로 전국에서 국보법 철폐를 위한 릴레이 미사를 갖고있다. 천주교연대는 전 교구 차원의 운동 결과를 모아 정기국회가 개원하는 9월 14일 경 국가보안법 폐지를 국회에 청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
사회운동 진영에서는 국가보안법 개폐가 논의되고 있는 이 즈음이 폐지운동의 절호의 기회로 보고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색깔논쟁에 확실한 제동을 걸고 비판을 높이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27일에는 3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새로운 국가보안법 반대운동 연대기구 구성을 위한 준비모임’도 만들어졌다. 민주노총의 5차 대의원대회에서도 하반기 주요 사업 중 하나로 국가보안법 철폐투쟁이 포함되었다.
진보정당 역시 이 흐름에 힘을 더하고 있다. 지난 29일 창당발기인대회를 가진 (가칭)민주노동당은 창당시기까지 당면의 투쟁과제로 국보법에 대한 투쟁을 중요하게 상정한 바 있다. 국보법 철폐투쟁은 진보정당의 정체성과 활로에 관한 문제인만큼 민주노동당 안팎에서는 적극적 행동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국민회의는 자민련과의 합의를 통하여 국가보안법 중 제7조 찬양·고무죄와 제10조 불고지죄 관련 조항을 개정하기로 당론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국가단체 구성에 관한 조항인 제 2 조는 개정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혀 논란의 소지를 남겨 놓고 있다. 한편 지난 18일에는 한나라당 의원들로 구성된 “나라의 안보를 걱정하는 국회의원 모임”(대표 김용갑)에서 국보법 개폐 발상은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면 부정하는 행위이며,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위라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어, 정치권 안에서의 색깔 논쟁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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