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중공업노조 36일째 파업투쟁 전개, 현대재벌과 1차 협상 무산

한라중공업 노동자들이 차디찬 땅바닥에서 정든 일터를 지키고 사랑하는 가

족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이미 플랜트는 36일차, 조선은 27일

차가 되었고, 공장점거는 일주일이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에 대한 투쟁의지는 더욱 불타오르고 있다.

노동자들의 투쟁의지와 악화된 지역여론에 밀려 위탁경영을 맡은 현대중공업

에서는 지난 10일 노조와 협상의사가 있음을 밝혀왔고, 다시 아무런 조건없이

노동조합과 교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현대와 노조는 13일 공장에서 1

차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현대측은 교섭단을 기존 한라중공업 인사들로

구성하고 실질적인 주체인 현대중공업의 인사는 배석차원으로 국한시켰다. 게

다가 당일 노동자들에 의해 바리케이트가 쳐진 정문을 치워줄 것을 요구해와

노조가 차량 통행이 허용되는 남문을 이용할 것을 주장했으나 이를 이유로 교

섭을 거부했다. 이로써 현대측이 교섭을 수용한 의도가 대화를 하려는 것이 아

니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현대측은 교섭을 수용함으로써 궁지에 몰린 지역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성한 뒤, 교섭을 지연시켜 추석 연휴를 이용해

노동자들의 투쟁을 와해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투쟁의지는 더욱 번지고 있다. 최근 치루어진 대의원선거

에서는 민주파 대의원들이 대부분 당선됨으로써 노동조합에 힘을 싣고 있다.

또한 현재 5개의 정문을 사업부 별로 나누어 지키고 있는 노동자들은 교육과

토론 등으로 새롭게 노동자의식으로 무장되고 있다. 13일·14일에는 전국노련

과 노기연에서 교육을 진행했으며, 민주노총과 금속산업연맹 등의 교육이 되어 있다. 한편 노동조합은 13일 노조 규약에 의거해 단 한번도 파업에 참여

하지 않은 조합원을 제명시키고, 파업에 1회 이상 불참한 조합원은 경고에 처

하는 등 600여명에 대한 징계를 내리며 다시 한번 전열을 정비했다. 제명 대상

자는 거의 직반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13일에는 전국현장조직대표자회

의와 학생동지들이 한라중공업을 방문해 한라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겠다는 연

대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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