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노동자 권리는 여성노조가 책임진다 : 한·일 여성노조 공감기

지난 9월 10일 서울여성노조(이하 서울노조)와 동경여성노조(이하 동경노조)

가 ‘여성노조 조직활동 강화를 위한 한일교류 워크샵’을 공동으로 개최하였다.

이 워크샵은 동경노조에서 제안한 것이며, 동경노조의 위원장을 포함한 조합원

7명은 자비를 들여 2박3일의 일정동안 이 워크샵을 위해 찾아왔다.

이 자리에서 각 나라의 여성노조의 현황과 운영방식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나

아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들이 진행되었다. 우선, 동경노조에 대한 간략한 소개

를 들어보자.

<동경노조는 1995년 3월 17일 결성됐고, 조합원은 현재 300여 명이다. 현재

언론보도를 통해 많이 알려져서 미처 다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상담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약 3000건 정도의 상담을 했으며, 그 중 460여명이 교섭을 진

행했다. 본인이 포기하지 않는 한 90% 이상 해결을 보았다. 조합원은 90% 이상

이 중소기업, 영세업체, 개인상점 등에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로 부당해고에 대

한 상담이 전체의 약 10%를 차지한다. 남녀고용평등법이 있음에도 최근들어 결

혼, 임신, 출산 등을 이유로 한 해고가 급격히 증가되었고, 성희롱 사건도 증가

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정규직이 줄고, 파견직·파트타이머 등 비정

규직이 급격히 증가하여 이에 대한 상담이 늘고 있다. 과거엔 40대 이상의 상담

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20대의 상담도 늘고 있다. 고용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실업

자가 많아져 맘대로 해고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수습기간 내 해

고되는 경우도 많다. 일본에서도 작년에 노동법이 개악되어 여성의 심야노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격무의 남녀평등인 셈이다. 또한 6월에 파견노동법이 개악되

어 비정규직이 더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동경노조는 동경만이 아니라 전국에 걸쳐 상담과 교섭을 해 오고 있어 더욱

힘들었는데, 최근 오오사카, 가나가와, 센다이, 니이가타 등에서 여성노조가 결

성되어 지역에서 상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움직이고 있다.>

소개에서 보여지듯 동경노조는 주로 상담을 통한 가입과 교섭이 주요한 일이

었다. 항상 30여 개의 회사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니 우리로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동경노조는 노조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문제가 해결되면(교섭이 성사되어 권리를 확보하게 되면)

더 이상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주요 업무가 교섭과 상담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직장에 다니는 조합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여지가 적

으며, 지금 이 문제로 많은 고민을 안고 있는 듯 했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도 동경노조에 대한 질문은 주로 교섭쪽에 맞춰져 있었

다. 앞으로 사안이 생기면 즉각 교섭에 임해야 하는 서울노조로서는 교섭이 가

장 큰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법률상 누구나 교섭위원이 될 수 있다. 조합원 중에서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노조에서 위임장을 발급하고 스스로 명함을 만들어 교섭장에 들어간다. 교섭까

지 진행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상담 → 동경노조 가입 → 가입통지서+단체교섭신청서 작성(둘다 본인이 직접

작성하여 회사로 보냄. 서류를 보낼 때 동경노조에 관한 신문기사와 법률위반에

관한 경고장을 동봉하며, 이것만으로도 해고철회 등의 큰 효과가 있음) → 회사

가 교섭을 응하게 하여 회사와 당사자 실명으로 협약을 맺는다. (협약의 내용은

임금, 성차별 등 근무조건에 관한 모든 것을 포함한다)

최근들어 교섭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런 경우 노동위원회에

알선신청을 하여 단체교섭을 사용자가 응하도록 권고를 한다. 교섭내용은 노동

기준법을 최저 기준으로 하여 이루어진다.>

그 밖에도 재정운영, 일본노조 내의 비정규직 비율과 그들의 처우에 대한 질

의가 이어졌다. 비정규직의 문제는 비단 우리의 문제만이 아닌 일본 내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노동자간의 분열을 야기하고 있는 듯 했다. 비정규직 운동에 대

한 관심과 연대가 절실히 필요한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다음으로 서울노조의 결성과정과 현재 상황에 대한 간단한 발제를 하였고, 일

본노조에서 질의를 하였다. 두 나라의 법 체계가 비슷하면서도 달라 그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일본노조 조합원들은 왜 서울노조가 법외노조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서울노조 위원장님의 답변이다.

<노동법상으로는 실업자를 조합원으로 포함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노

동부에서 실업자는 조합원이 될 수 없다고 축소 해석하여 신고필증을 발급해 주

지 않았다. 소송을 할까 생각도 했는데 대통령이 실업자도 조합원으로 인정한다

고 이야기해서 소송은 아직 안하고 있다. (일동 웃음..)>

그러나 사실, 서울노조는 전체 조합원들이 토론을 하여 실업자규정을 빼면서

까지 신고필증을 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한다.

또한, 일본노조가 교섭으로만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반면, 서울노조에서는 행

정구제제도와 사법구제제도를 통해 지금까지 발생했던 문제들을 해결해 왔기 때

문에 교섭은 없었다.

이것은 제도의 차이이기도 한데 일본에서는 한번 소송을 하려면 길게는 10년

정도 걸리기도 한다. 또한 재판 비용도 만만치 않아 소송은 엄두를 내기가 힘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금차별과 성차별에 관한 소송을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민사소송도 길어야 3년 정도이고 재판비용도 그렇게 많이 들

지 않는다. 만일 행정구제를 신청한 후 지더라도 민사소송에서는 이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7월부터 남녀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 소송비용을 정부에서 부담하

도록 할 수 있게 된다.

그밖에 일본에서 최근 문제가 증가하고 있는 성희롱 부분에 대한 서울노조에

서의 대처방법과 서울노조의 규약 등에서 나타난 페미니즘의 성격 등에 대한 질

의가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여성노조를 볼 때, 왜 따로 만드는지 의아해 하는 경우가 있

다. 간단하게 말해서 왜 지금 존재하고 있는 노조 내에서 풀지 않느냐는 것이

다. 이는 동경노조 한 조합원의 이야기를 통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동경노조 조합원 중에서 은행에 다니면서 회사노조가 있음에도 동경노조에 이

중가입한 경우가 있었다. 그녀에게 왜 동경여성노조에 가입했느냐고 물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은행의 노조에서는 남녀차별이나 여성의 근무조건에 대

해 노조에서 따로 신경을 써주지 않는다. 그래서 동경노조를 가입하게 되었고,

회사노조를 탈퇴하고 싶지만 노조가 유니온샵이라서 노조를 탈퇴하면 자동으로

퇴사해야 하므로 그러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회사노조에 동경노조에 가입한 사

실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만약 문제가 생기면 회사노조를 탈퇴하는 동시에 동

경노조 가입을 하게 되면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필요시에는 동경노조에 가입한

것을 공개할 생각이다.>

위에서 보여지듯 회사노조가 남성노동자와 비교해서 더 열악한 여성노동자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여성노동자는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여

성노조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동경노조는 처음 전국일반노동조합이라

고 하는 혼성노조(?)에서 활동하던 조합원이 나와서 동경여성노조를 만들었는

데, 그 이유도 서울노조의 결성 이유와 같았다. 항상 다음으로 뒤쳐지고 밀리는

여성노동자의 권리 찾기를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진 워크샵은 시종일관 활기있게 진행되었고,

서로의 운동가를 들려주기도 하였다.

이 워크샵을 시작으로 매년 서로 방문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들이 확인되었

고, 양쪽 노조의 건투를 빌며 아쉽게 자리를 마감하였다.

( 서울여성노조 CUG가 참세상에 있습니다. “go 여성노조” 하셔서 게시판에 들

어가시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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