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습니다.’ 모 구두회사의 광고문구였던 이 문구는 아쉽게도 틀렸다. 반대로 ‘대한민국에는 국가보안법이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인권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악법의 하나로 소문난 국가보안법에 대해 UN인권이사회에서 7조(찬양, 고무 및 이적표현)에 대해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또 “과거 역사속에서 우리 국민은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연구자는 학문의 자유를 제약당했고 예술가는 상상력과 표현의 자유를 접어야 했”던 경험이 있다.

지난 20일 종로구 기독교연합회관에서는 더 이상 이러한 경험을 겪지 않고 인권 수호와 사상의 자유를 이루기 위해 ‘국가보안법 반대 국민연대'(이하 ‘국민연대’)가 창립대회 및 1차 대표자 회의를 가졌다.

‘국민연대’는 국가보안법의 최대 독소조항인 제7조의 폐지에 동의하는 모든 단체 및 개인들을 아우르는 것을 원칙으로 현재 115개 운동단체가 결집해 결성되었다. 참여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총 등 여러 단체들은 완전 폐지론에서 부분 수정론까지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지만, 최소한의 합의선 안에서 자유로운 개별활동을 보장받고 있다.

이날 창립대회에서 ‘국민연대’는 선언문을 통해 “제7조는 독재정권의 ‘내부의 적’에 대한 탄압장치로, 국민의 자기검열을 강요하는 통제장치였고, 국보법 구속자중 95%가 7조의 적용을 받는 상황하에서 7조 폐지에 동의하는 모든세력의 강력한 연대를 구축하는 것은 민주사회를 위한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만도 7조의 적용을 받아 구속 기소된 사람이 수백명을 헤아린다. 이들 중 대부분은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7조의 남용이 확연히 증명된 바 있다. 특히 영남위원회 사건의 경우는 1심에서 국가보안법 3조(반국가단체 구성)가 적용되었다가 2심에서 7조로 바뀌기도 하였다. 이미 오래된 활동에 무리하게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였던 것이다.

[레드헌터] 등의 인권영화 상영으로 구속되었고, 지난번 판결에서 국가보안법 무죄판결을 받은 바 있는 서준식 씨는 “국가보안법의 전면적인 폐지가 궁극적인 목표이나 `전부가 아니면 안된다’는 식으로 폐지운동을 벌일 경우 자칫 국가보안법이 전혀 개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으로 ‘국민연대’를 창립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7조는 검찰이 대체입법을 통해서라도 남기고 싶어하는 조항이다. 국민연대는 7조 폐지를 목표로 삼는 모든 단체의 참여가 가능하고, 연대기구 밖에서 개정이나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자유”라고 밝혀 폭넓은 대중운동으로서의 ‘국민연대’의 원칙을 밝혔다.

‘국민연대’는 앞으로 [국가보안법이 없는 세상으로! 활보!](창간호 9월 20일)라는 신문을 격주간으로 발행해 시민들에게 국가보안법 폐지의 당위성을 선전할 계획이며, 국가보안법 설문조사, 자료집 발간,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보안법 교육 등을 통해 대중운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또 정기국회 회기에 맞춰 집중적인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며, 정기국회가 끝나는 시점에서 향후 조직 및 활동을 재논의할 방침이다.

‘국민연대’는 강만길, 리영희, 변형윤, 한완상 씨 등을 고문으로 위촉하고 김중배(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지은희(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씨 등 13인의 상임대표와 박원순(참여연대 사무처장), 서준식(인권운동사랑방 대표) 등 5인의 공동집행위원장을 두고 있다.

이번 ‘국민연대’의 창립을 계기로 대한민국에는 ‘없는’ 표현의 자유를 되찾고, 이미 반세기를 넘긴 국가보안법이 새로운 밀레니엄에도 국민의 인권과 사상의 자유를 얽어 매지 못하도록 많은 이들의 관심과 연대가 요청된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