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보궐 지도부에 바란다.

지난 17일 양천구청 다목적회관에서 열린 16차 대의원대회에서는 이갑용 지

도부에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가 치뤄졌고 그 자리에서 단병호-이수호 지도부가

선출되었으며 공석이었던 부위원장(배종배, 양경규) 2명도 선출하였다. 이로써

2기 지도부 공약이행을 둘러싼 조직내 논란을 일단락 되었으며 다시 하반기 투

쟁을 비롯한 민주노총의 구조조정 투쟁을 재조직하고 이완된 지도력을 재구축

하는 과제가 새로 선출된 단병호지도부에게 맡겨졌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단병호 위원장은 지냈고 이 땅 민주노조운동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60만 민주노총 노동자들은

여러 번에 걸친 투옥과 수배생활 속에서도 민주노조운동의 발전에 버팀목이 되

어왔던 단병호 위원장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갖고 있을 것이며 민주노총이 자주

성·민주성·계급성을 견지하면서 다시 60만 조합원을 넘어서 1200만 노동자들

의 단결과 투쟁의 희망으로 우뚝 서기를 희망하고 있다.

우리는 96·97총파업을 통해 정권의 결정적인 타격을 조직했으며 정치 총파

업의 선언은 치세력화라는 화두를 현실의 과제로 등장시켰다. 이러한 투쟁은

민주노조운동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총체적인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 것인가에 답변을 조직해야 하는 과제를

우리에게 안겨 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부의 정리해고제 및 근로자

파견제 수용은 지도부에 대한 불신을 가져왔고 민주노조운동은 주체의 위기에

직면하였다. 이러한 불신과 위기는 97년 비대위의 총파업 철회로 인해 더욱 극

대화 되었으며 이러한 노동대중의 분노는 ‘투쟁과 혁신’을 내세운 이갑용지도

부를 탄생시켰다. 당장 무너져내리는 투쟁전선을 복원시켜야 하는 긴급한 임무

와 과제를 받으면서 선출된 2기 이갑용지도부는 비록 사퇴로 막을 내렸지만

98.99투쟁의 과정에서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사회재편 전략에 맞서 비타협적 투

쟁의 관점을 견지하였으며 민주노조운동의 자주성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였

다. 이러한 지도부의 태도는 지도부 자체에 대한 태도도 있지만 현장을 중심으

로 하는 노동자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또한 노사정위원회에 대한

혼란도 존재하였지만 99년 대의원대회를 통해 혼란을 극복하고 노사정위원회의

본질을 폭로해내면서 결과적으로는 정권과 자본의 대노동전략의 중심은 노사정

위원회를 무력화시켰다.

물론 계속되는 현장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전국적 투쟁전선을 구축하면서 총

파업을 조직하는데 실패했으며 이로 인해 민주노총의 지도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있었고 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은 냉철한 평가가 되어야 하며 연맹

과 민주노총의 관계를 올바로 설정하지 못하고 연맹에 끌려다니면서 노동대중

에게 지도부에 대한 불신만을 야기한 것은 이후에도 극복해야 할 지점으로 남

는다.

이제 민주노조운동은 새로운 지도부의 선출을 통해 다시 투쟁을 복구하고 이

후 민주노조운동의 방향을 올바로 정립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김대중 정권은 8.15경축사를 통해 이른바 생산적 복지와 신노사문화를 천명

하면서 노동자 민중을 현혹하고 있다. 그러나 제3의 길 운운하며 호들갑을 떨

고 있는 현재의 국면은 자본의 합리화 전략하에 경제위기 국면을 극복하고 새

로운 사회재편을 완성시키기 위한 것에 불과하며 이 속에서 저항하는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잠재우기 위한 이데올로기일 뿐이다. 결국 현재의 생산적 복지

와 신노사 문화의 천명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과정에서 치밀하게 배치되어

진 자본 운동의 한 표현이며 노동배제를 중심으로하는 대노동정책인 것이다.

이러한 현국면의 성격을 직시한다면 새로 선출된 단병호지도부는 민주노총의

향후 투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민주노총은 2월 대의원대회를 통해서 노사정위원회 탈퇴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며 이러한 결정은 여전히 유효하다. 또한 현재에 진행되는 3기 노사

정위원에서 대해서는 ‘심사숙고후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명확한 입장을 제시

해야 한다.

우리는 98년 현대자동차노동조합 정리해고 반대투쟁, 만도기계의 투쟁, 99년

서울지하철 파업투쟁 등을 통해 노동자들의 투쟁의 의지와 분노를 다시금 확인

할 수 있었으며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자들의 투쟁의 의지를 확인하였고 이 투

쟁이 단사차원의 투쟁이 아닌 노동계급의 전국적 파업투쟁이 아니고서는 안된

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동대중의 인식을 뒤로하고 자본

의 들러리로 전락할 3기 노사정위원회에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또한 한국전력을 비롯한 민영화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대우문제 처리를 대한 반노동자적 방안들이 횡횡하고 있는 지금 민주노

총은 대중투쟁을 기반으로 전체투쟁을 조직하지 않으면 안된다. 언제나 대중의

투쟁에 결합하지 않는 지도부는 관료화되고 결국에는 자본의 하위파트너로 전

락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세계 노동운동사를 통해 검증하고 있다.

이제 민주노조운동이 여전히 자주성·계급성·민주성을 확고히 틀어쥐면서

자본의 재편전략을 분쇄하고 다시 1200만 노동자들의 희망으로 나서기 위한 그

길에 새지도부는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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