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일본 도카이무라의 핵연료 가공회사 제이오시(JOC)에서 방사능 유출사고가 발생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고는 핵발전소 사고 등급 7 가운데 4로 잠정 집계될 정도로 일본 원자력발전 사상 최악의 사고로 일컬어진다. 1일 현재 43명이 방사능에 피폭됐고, 이 가운데 3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사고 인접 5개시 주민 31만명에 옥내 피난 명령을 내렸다. 사고 발생 하룻만에야 임계상황을 통제하는 데 성공했으나, 환경단체들은 벌써부터 이번 사고를 아시아판 체르노빌 사고, 또는 아시아판 드리마일 사고로 명명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고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단순한 실수로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우라늄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초산용액으로 녹이는 과정에서 규정보다 7배에 가까운 우라늄 양을 주입하는 바람에 핵분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임계현상을 빚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임계현상이 초고도에 이를 경우 원폭과 같은 대폭발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도의 기술력과 안전을 자부하던 일본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일본은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다. 하지만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의 말처럼 이번 사고로 원자력에너지가 “매우 위험한 기술”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이번 사고가 앞으로 일본의 원자력 정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된다. 일본은 현재 50기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20기의 원전을 더 건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95년 발생한 몬주 고속증식로 사고 이후 일본 국민들의 반핵의식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고가 일어나 원전정책이 큰 저항에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의 원전정책도 철저히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과기처는 우리나라의 우라늄 재변환 설비는 일본의 것보다 훨씬 낮은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본과 같은 사고발생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비슷한 사고를 막기 위해 국내의 유사설비인 원자력연료(주)와 기존 원전의 시설점검을 강화하고 방사능 비상방재 대책을 철저히 재점검하지 않으면 안된다. 마침 어제 과학기술부 국정감사에서 20여년 전에 건설된 고리원전에서 전체 운전정지 사고의 62%가 집중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 위험의 심각성이 지적되기까지 했다. 장기적으로는 2006년까지 총 2조3885억원의 원자력 연구개발기금을 들이는 차세대 원전개발 등의 계획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본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드리마일과 체르노빌 같은 대형사고를 계기로 원전 추가건설 정책을 포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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