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카이무라 방사능 누출사건은 지금까지 원자력발전소나 핵연료 재처리공장 등에서 일어난 사고와 다르다. 일반 민간 핵연료 가공공장에서 일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더욱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리마 아키토 과학기술청장관(문부상 겸임)은 1일 “지금까지 생각할 수 없었던 사고였다”고 말했다. 핵관련 사고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현실로 된 것이다.
에너지 대외의존도가 높은 일본은 원자력발전에서 에너지난 해소의 돌파구를 찾고 있고 특히 고속증식로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플루토늄을 원료로 한 고속증식로는 제어하기 힘들고 기술적으로 아직까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프랑스의 경우 냉각사고 등 끊임없는 문제를 낳았던 슈퍼피닉스 고속증식 실험로 가동을 중단했고 영국 독일 등 다른 선진국들은 개발을 포기했다. 그럼에도 일본에서는 `동력로·핵연료개발사업단’이 고속증식 실험로인 죠요와 원형로 몬쥬를 운용해왔으며 일본도 이런 사고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 95년 12월엔 고속증식로 몬쥬에서 액체 나트륨이 새어나가 화재를 일으키는 사고가 있었고 최근에는 동연의 동력로에서도 배관파이프가 균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번에 사고를 낸 제이시오(JCO)는 바로 이 죠요 실험로용 핵연료를 가공하는 공장이다. 이 공장이 사용해온 것은 고속증식로용 연료인 고농도 산화우라늄으로 프랑스에서 재처리해 수입한 것이다. 일본은 이 외에도 사용후 핵연료로부터 추출한 플루토늄을 일반 원자력발전용 연료에 첨가해서 사용하는 혼합산화물연료(MOX·풀서멀연료)도 수입하고 있다. 플루토늄 연료의 독성은 산화우라늄보다 훨씬 강력하다.
산화우라늄 과량투입으로 일어난 이번 도카이무라 사고는 아직 경위가 확인되진 않고 있으나 원자력 관련사고는 아무리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도 언제든 전혀 뜻하지 않게 일어날 수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그동안에도 플루토늄을 이용한 일본의 원자력정책은 수입 혼합산화물연료 등의 운송과 관련한 안전문제 등으로 반핵평화주의자들의 시위대상이 되면서 민감한 현안이 됐으며, 일부에서는 핵강대국으로의 전환을 위한 일본의 숨은 의도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요사노 가오루 통산상은 도카이무라 사고 뒤 “이번 사고가 국민에게 줄 심리적 영향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향후 원자력발전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했다. 많은 전문가들도 이번 사고가 일본의 원전정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일본이 고속증식로를 중심으로 한 장기 원전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도쿄/한승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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